기존 업체 상생협의회 만들어…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 반대
운전기사들 "시장진입은 환영
20% 수수료 부담 여전" 불만
운전기사들 "시장진입은 환영
20% 수수료 부담 여전" 불만
상반기 출시를 앞둔 카카오의 모바일 대리기사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를 놓고, 대리운전 업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기존 대리운전 업체는 카카오의 시장 진출에 반대하고 있고, 대리운전 기사들은 카카오 진출에 찬성하면서도 카카오의 수수료 방침에는 불만을 드러냈다.
대리운전상생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대식을 열고,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진입'을 규탄하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 중인 카카오는 지금이라도 대리운전 시장진출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수도권 3개사(로지·콜마너·아이콘) 프로그램 대리운전업체 연합회와 이에 동조하는 대리기사로 구성됐다.
수도권 업체를 대표해 나선 이영재 상임대표는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은 중소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골목상권 전체를 먹잇감으로 여긴 처사"라고 비난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일 상반기 정식 출시 예정인 카카오드라이버의 기사용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운행수수료 전국 20% 통일 △프로그램 사용료 등 기타 비용 미청구 △보험료 제공 등 서비스 방침을 밝혔다. 당시 카카오는 "기존 업계보다 대리운전 기사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불합리한 관행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협의회 관계자는 "대리기사들은 카카오의 진입을 환영하지만, 수수료 정책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는 콜센터 없이 서비스를 운영해 인건비 등 중개서비스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20% 수수료는 나아진 게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출범한 협의회가 대리기사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측은 "협의회 구성원은 수도권 3개 업체 연합회 위주"라며 "이 업체연합회들은 개혁의 대상으로, 이들이 상생하겠다는 건 일종의 '쇼'"라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전국대리운전협회 관계자는 "카카오 수수료 정책은 아쉬움을 남긴 게 사실"이라며 "카카오가 대리운전시장 병폐에 편승해 자사 이익만을 앞세우는 '또 하나의 업체'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협의의 길은 얼마든지 열려있다"며 "발표된 수수료 정책 외에도 승객용 앱이 출시되기 전까지 시장 발전을 위한 방책을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며 "책정된 수수료가 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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