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S7 이어 삭제 합의
제조사 브랜드 강화 전략
중고폰 시장 활성화 기대감
제조사 브랜드 강화 전략
중고폰 시장 활성화 기대감
내달 1일 출격을 앞둔 LG전자 G5는 뒷면 이동통신사 로고 없이 출시된다. 제품 디자인 통일성을 높이고, 'G' 시리즈라는 이름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이통사로선 자체 브랜드를 포기해 아쉽지만, 단말기 디자인 칸막이를 없애 중고폰 시장을 키우기 위한 실리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22일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LG G5도 후면 이통 3사 로고 없이 초반 물량이 들어온 것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플래그십(최고급형) 제품은 대부분 이통사 로고가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가 출시한 고급형 스마트폰은 대부분 '밴드 LTE'(SK텔레콤), '올레'(KT), '유플러스LTE미'(LG유플러스)와 같은 로고를 붙여 출시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출시한 삼성 갤럭시S7에 이어 LG전자도 G5에 이통사 로고를 넣지 않기로 이통사와 합의하면서,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굳어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변화는 달라진 시장환경과 소비자 인식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로고 삭제를 위해 이통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 입장에선 이통사 로고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공들여 완성한 제품 디자인 통일성을 해치는 '눈엣가시'와도 같았다. 특히 국내 제조사는 애플에 이어 중국업체까지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에서, 이통사보다는 자체 브랜드를 알리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이통사 입장에선 스마트폰 후면 로고는 제품 디자인에서 각사 정체성을 나타내는 유일한 통로여서 없애길 꺼렸다. 로고는 연간 수조원 마케팅비를 투입해 제조사 단말기를 파는 이통사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수단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통사가 갤럭시S7, G5에서 자체 로고를 삭제하기로 제조사와 합의한 것은 중고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이번 로고 삭제는 중고폰 시장에서 휴대전화번호를 010으로 통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011, 016, 019 등 번호에 따라 차별적으로 형성된 브랜드를 없앤 것과 같은 효과다. 그동안 중고 스마트폰 시장은 시장점유율에 따라 5대3대2로 규모로 형성됐다. 거래 시장규모가 크고, 브랜드 가치가 높은 SK텔레콤 출시 제품이 같은 모델이라도 LG유플러스에 비해 5만~10만원 높게 거래됐다. 중고 자동차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국산 준중형차가 가격이 높게 형성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이통사 로고를 없애 디자인 차별을 없애면서 더 큰 단일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이통사 로고 없이 출시되는 아이폰의 경우 3사 제품의 중고폰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 스마트폰에 이통사 로고를 없앤 것이 중고폰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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