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독일 연구진 공동연구팀
양자반사로 회절패턴 통제 확인
양자반사로 회절패턴 통제 확인
국내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원자보다 작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물질파 현상'의 성질을 밝혀냈다.
조범석 UNIST 자연과학부 교수(사진)와 빌란 쉘코프 독일 프리츠하버연구소 박사 공동 연구팀은 동일한 파장을 가진 입자 3가지를 관측한 결과, 물질파가 빛과 비슷한 성질을 보이는 것은 '양자반사'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물질파는 원자나 분자처럼 물질을 이루는 입자가 보이는 파동성을 말한다. 파동은 물이나 공기 등을 통해 운동이나 에너지가 전달되는 현상으로, 진행하다 장애물을 만나면 휘어져 돌아가는 특성이 있다. 이를 '회절'이라고 하는데, 빛의 파동에서는 파장이 같으면 회절 패턴도 같다. 빛에서는 파장이 모든 성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질파에서는 파장이 같더라도 입자가 다를 수 있고, 이럴 경우 회절 패턴도 달라진다. 물질파에서 파장은 입자의 속도와 질량을 조합해 얻는데, 두 요소를 조합하면 동일한 파장을 만들 수 있기 대문이다.
연구진은 헬륨 원자와 헬륨 이합체, 중수소 분자의 질량과 속도를 조합해 동일한 파장을 만들었다. 이후 물질파가 장애물을 만났을 때 어떻게 회절되는지 살피기 위해 각각의 입자를 '분자 빔'으로 만들어 고전광학용 회절판에서 산란시켰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질량이나 속도의 입자라도 양자반사를 이용하면 같은 회절패턴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자반사는 양자역학이 작용하는 미시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입자가 파동 때문에 표면에 부딪히기 전에 밀려나는 것을 말한다.
조 교수는 "여러 조건에서 각각의 물질파를 관측한 결과 파장만이 회절 패턴을 결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런 현상은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인 양자반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빛과 물질파의 유사성이 양자반사 현상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이해하는 건 기초 물리학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물질파에 대해 아직 밝혀지지 않는 현상들을 이해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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