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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SKT-CJ헬로 합병, 공정위 판단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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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SKT-CJ헬로 합병, 공정위 판단 주목한다
이규화 경제담당 선임기자

SKT와 CJ헬로비전(CJHV) 합병에 따른 독과점 가능성과 소비자 후생 영향 분석을 위한 여론 수렴이 요식행위로 흐르는 분위기다. 미래부가 지난달 두 차례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었지만, 정부는 정책 방향과 인가조건 등에 대해 입을 꼭 다물고 있어 그야말로 말만 무성한 자리가 됐다. 게다가 공정위가 이달 초 가진 공청회는 비공개로 진행돼 '공청회'란 말이 무색해졌다. 최근 미래부와 공정위의 행보는 심사를 서두른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합병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이 팽팽한 가운데, 그 영향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 없이 정해진 결론을 향해 절차만 밟고 있다는 오해를 사고 있다. 토론이 난장이 될수록 정부의 결정은 일언이폐지하는 힘을 발휘한다. 설마 정부가 이를 노리고 있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

시장지배적사업자의 매머드 인수합병 승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SKT가 CJHV을 합병할 경우 SKT의 독과점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SKT는 이런 우려를 정부가 목메고 있는 경제 활성화란 '미끼'로 우회하려 한다. SKT는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5년간 5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과 케이블망 고도화, UHD 확대, 양방향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과 스타트업 지원 등을 약속했다. SKT는 약 7조 5000억원의 생산유발과 4만 80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SKT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합병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경쟁 제한으로 인한 가격상승 압력 ,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 등장에 따른 콘텐츠사업자들의 종속 우려 등 실이 득보다 더 클 수 있다.

정부는 부정적 긍정적 영향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승인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영향 분석을 철두철미하게 하라는 것이다. 이동통신시장이 현재와 같이 5:3:2로 고착화된 것도 어찌 보면 그동안 정부가 SKT에 인가해준 두 번의 합병으로 인한 결과다. 2000년 SKT의 신세기통신 인수합병 때도 합병일로부터 1년 내 점유율 50% 미만 유지라는 조건을 내세웠는데 하루만 맞추면 되는 꼼수였다. 당시 합병후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은 SK그룹 '승가사 10억 시주사건'과 관련 구속되기도 했다. 이 위원장과 조정남 SKT 사장은 합병허가 발표 직전 미묘한 시점에 강남 모처에서 밤에 만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해 의혹을 더욱 가중시켰다.

글로벌 사업자 육성 명분으로 합병이 허가됐으나 결과는 달랐다. SKT는 지난 16년간 이통통신시장 영업이익의 80% 가까이 독식하는 사업자가 됐다. 이통시장 고착화로 매년 10조원의 소비자 후생 손실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세기통신 인수합병 인가는 DJ정부 최대 실책이란 평가다. 신세기통신 합병 승인은 '경쟁제한 해소'라는 정책 목적에 역행한 대표적 사례다.



2008년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승인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당시 공정위는 SKT와 하나로텔레콤의 합병이 결합상품으로 인해 SKT의 이동통신 지배력 강화로 전이되고 유무선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것이란 점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인가조건만을 부여한 채 허가했다. 이후 SKT는 인가조건을 우회하는 결합상품을 출시해 초고속인터넷과 IPTV 가입자 상승분을 독식했다.

이번 CJ헬로비전 인수도 같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CJ헬로비전의 23개 방송구역 415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SKT는 손쉽게 결합상품을 팔 수 있다. 이를 무기로 전국적으로도 점유율을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CJ헬로비전의 19개 독점 방송구역 가입자들은 SKT가 주장하는 케이블TV의 수요 대체성이 전혀 없다.

독과점으로 인한 경쟁제한은 필연적으로 소비자 후생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투명한 공청회와 실질적 토론은 엄정한 판단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방관자적 자세와 밀실 공청회를 고집하는 것은 수순 밟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비친다. 이런 상황이 미국에서 벌어졌다고 상상해보자.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케이블TV 시장 1위 컴캐스트와 2위 타임워너 합병을 점유율 30%가 넘어 불허했다. 이동통신시장 2위 AT&T와 3위 T모바일 합병도 같은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소비자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보는 원칙이 작용하고 있다. 과연, SKT와 CJHV 인수합병과 관련해 소비자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는가? 공정위의 판단을 주목한다.

이규화 경제담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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