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1만원씩 6354억원 배당…나홀로 배당잔치 '경쟁사 6배'
단통법 영향 '5:3:2' 고착화…경쟁없어도 안정적 수익구조
통신비 인하·설비투자 '뒷전'
단통법 영향 '5:3:2' 고착화…경쟁없어도 안정적 수익구조
통신비 인하·설비투자 '뒷전'
SK텔레콤이 통신업계 성장 정체 속 '나홀로' 배당 잔치를 벌이고 있다. 회사는 오는 18일 주주총회 이후 주당 9000원을 배당할 계획인데, 경쟁사에 비해 6배 높은 수준이다. 정부의 시장 규제 강화 속에 국민 통신비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투자는 줄이는 대신, SK 오너 일가와 외국계 투자자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015년 회계 기준으로 총 배당액은 6354억8000만원(중간 배당 주당 1000원 포함해 주당 총 1만원 배당)으로 전년에 비해 396억원(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배당총액은 KT의 배당총액 1224억2000만원(주당 500원), LG유플러스의 1091만5000만원(주당 250원)에 비해 최대 6배 이상 높다. 배당 수익율은 SK텔레콤이 3.5%로 KT 1.7%, LG유플러스 2.3%보다 높다. 코스피(KOSPI) 평균인 1.2%에 비해선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07년 이후 8년 동안 주당 배당액을 9600원으로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1만원으로 올렸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책정하고 지난해 더 높일 수 있는 것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5대3대2' 경쟁구조 고착화가 이어 져왔고, 앞으로 갈수록 고착화가 더 심해져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14년 10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단말기 보조금을 제한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을 본격 시행하자, 지난해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는 번호이동 건수는 전년에 비해 50% 미만으로 확 줄었다. SK텔레콤 입장에선 크게 경쟁하지 않아도 시장 점유율 49%의 철옹성을 유지하는데 유리한 상황이 됐다.
SK텔레콤의 배당잔치를 바라보는 업계와 소비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매년 2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는 SK텔레콤이 통신비 인하와 차세대 설비투자 대신 매년 해외 주주와 오너에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회사의 외국계 지분비율은 40% 가량이다. 오는 18일 정기 주총이 끝나면 2500억원 이상이 해외주주 배당액으로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SK텔레콤 지분 25%를 보유한 SK그룹 지주사 (주)SK는 최대주주(지분 약 23%)인 최태원 회장에 작년 회계에 따라 약 560억원을 배당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560억원 가운데 SK텔레콤으로 인해 발생한 배당금은 약 1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SK텔레콤은 설비투자를 지난해 2조1450억원에서 올해 2조원으로 오히려 줄일 계획이다. 대신 회사는 1조원 이상을 들여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 중이다.
박추환 영남대 교수는 "국내 통신시장 점유율이 5대3대2로 고착화한 상황 때문에 지난 10년간 10조원 이상의 소비자 후생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 이익을 위해선 고착화한 시장 구조를 없애고,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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