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장관 “4차 산업혁명 주도할 플랜 연내 수립”

기존산업과 혁신 기술 융합 '스마트 혁신' 국가전략 될것
SKT-CJ헬로비전 합병심사뒤 후속 소비자ㆍ산업 보호책 마련
'샌드위치' 신세 고전 한국경제 융합·해외진출로 활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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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 장관 “4차 산업혁명 주도할 플랜 연내 수립”

최양희 장관 “4차 산업혁명 주도할 플랜 연내 수립”

■ 특별 인터뷰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제4차 산업혁명 혁명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든 산업활동에 똑똑한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이제까지 어떤 변화보다도 빠르게, 그리고 전 산업에 거쳐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미래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지능정보 사회 플랜'을 연내 수립할 계획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한 지 만 3년을 갓 넘긴 지난달 29일.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만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 장관은 창조경제 성과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창업 문화가 예전보다 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며 반박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은 물론 제조업,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지식과 아이디어가 적용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경제 체질 개선의 물꼬가 곳곳에서 트이기 시작했다는 게 최 장관의 생각이었다. 최근 방송통신 업계 최대 쟁점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논쟁과 관련해선, 허가 또는 불허 등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건 차세대 미디어 산업을 발전시킬 후속 대책을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관 취임 전 서울대 교수 시절 국내 최고 융합산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은 대로, 우리 경제와 산업이 살 길은 ICT와 다른 산업의 융합에서 찾아야 한다며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 대담= 김승룡 정보미디어부 부장

◇"4차 산업혁명 대비한 '지능정보 사회 플랜' 연내 수립하겠다"=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다.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에 5세대(G) 통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을 적용,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말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의 속도에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도 언제 주저앉을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확산하고 있다.

최 장관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체계적 대응전략을 담은 '지능정보 사회 플랜'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본지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산업 변화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전 산업분야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다른 정부 부처, 자문기관과 함께 마련 중인 지능정보 사회플랜은 ICT에 국한하지 않고, 경제와 사회 전반의 스마트 혁신을 위한 체계적인 국가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지능정보 사회 플랜'이라는 종합 계획 아래 지능형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선행 연구과제 추진, 민간 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 대학 ICT연구센터 지정, 두뇌 원리를 적용한 슈퍼컴퓨터 개발 등 구체적 사업 계획을 마련 중이다.

특히 그는 이미 지능정보 기술의 효과가 극대화된 분야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예로 들었다. 정부는 지난해 185개 공장에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적용한데 이어 올해 1000여개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스마트 공장에는 4차 산업혁명이 제시하는 IoT와 지능정보 기술 등이 모두 적용돼 있다"며 "기업들은 수천 만원 단위의 적은 금액으로도 각종 센서와 연동한 지능형 생산설비를 갖춰 원가와 불량률을 크게 낮출 수 있었고, 이를 적용한 기업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공장은 내년 1만개, 이후 10만개를 넘어 4차 산업혁명의 최고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능정보 사회 플랜은 미래부 출범 4년 차인 올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출범 직후 추진한 'ICT 진흥을 위한 특별법'을 비롯해 2년 차에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3년 차에 'ICT 체질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중점 추진했다.



◇"낡은 경제 틀 깨는 새로운 창업문화로 '창조경제' 물꼬 텄다"= 최 장관은 창조경제 주무 부처 수장으로 취임한 지 1년 8개월째다. 그는 창조경제의 실체가 여전히 모호하고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창조경제 성과를 묻기 전에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것이 제대로,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며 쏘아붙였다. 그는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대기업 위주 경제구조의 틀을 깨고, 새로운 창조 벤처들이 싹을 틔워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경제 버팀목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지난 3년간 창조경제의 물꼬는 튼 셈"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20~30년 사이 미국 MIT(매사추세츠 공대) 출신 졸업생들이 3만개의 벤처를 만들고, 460만개의 일자리와 1조7000억 달러(약 19조원)의 GDP(국내총생산)를 창출했다고 했다. 또 스탠퍼드대학 졸업생들은 이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했고, 2개 대학 출신 벤처기업이 미국 경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전국 100개가 넘는 창업단지가 중국 경제의 20%를 책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중국 등을 보면 구글, 알리바바 등 새로운 창업기업이 성장해 재계 기업 순위가 빠르게 바뀌는 구조이지만, 우리나라는 삼성, 현대, LG 등 몇 개 기업들이 큰 자리를 차지한 채 변하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창조경제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창업한 기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 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 틀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창업기업을 지원해 성공한 경우들을 큰 의미의 창조경제 성과라고 말할 순 없고, 창업 인프라를 조성했다는 점은 성과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 기업 개수나 투자액 등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 수가 최초로 3만개를 돌파했고, 벤처기업 투자는 지난 2000년 벤처 붐 이후 최대치인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창조경제의 외연을 기존 ICT 위주에서 다양한 산업분야로 넓히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ICT를 바탕으로 다른 산업과 융합했더니 성공한 사례가 많고, 융합 기업 수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융합 분야로는 바이오와 문화, 에너지, 소재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 심사, 국민·산업·세계흐름 모두 볼 것"=최 장관은 최근 방송·통신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와 관련한 고민도 털어놨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에선 방송통신 독과점 소지가 있으면 대부분 기업결합을 불허했고, 스페인 등 유럽 일부에선 산업 육성 측면에서 허가한 경우도 있다. 합병 찬성 측에선 시장 경쟁을 촉진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하고, 반대 쪽에선 독과점이 심해져 결과적으로 경쟁을 죽이고 소비자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정부의 심사 기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국민 이익, 산업, 세계 조류를 모두 봐야 한다. 이해 당사자들은 한쪽 측면에서만 의견을 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합병 후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방송통신 분야는 기술 흐름, 사용자 요구사항, 산업구조 등이 매우 빠르게 변하는 시장"이라며 "정책이 너무 앞서도 안 되고, 너무 뒤처져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허가를 하든, 그렇지 않든 결정에 따라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결정에 따라 소비자 보호책은 어떻게 하고, 산업 지원책은 어떻게 만들고, 이런 후속조치가 반드시 따라와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는 문제는 아니다"며 "절차와 규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심사할 것"이라고 했다.

심사 결과는 언제쯤 나올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그는 "절차상 공정거래위원회가 먼저 심사하고, 미래부, 그다음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사하도록 돼 있다"며 "현재 공정위가 심사 중인데, 위원회 구조라 결정을 내리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위적으로 시간을 끌면서 심사할 건 아니다"며 심사 장기화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정부와 업계 안팎에선 이르면 3월말, 늦어도 4월엔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지원금 상한제 등 단통법 개선안 협의하겠다"= 최 장관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과 관련해선 관련 부처간 협의를 거쳐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선 단통법이 과거 어땠는지 평가를 통해 개선 여지를 살펴야 한다"며 "방통위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단통법 개선안은 법 개정보다는 지원금 상한제 등을 개선하는 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비자) 애로 사항이라면 지원금 상한제일 듯한데, 현재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고 타부처와 협의할 때가 되면 하겠다"고 했다.

단통법이 이통사 경쟁을 제한하고, 경쟁이 사라지자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 것은 물론 시장 자체가 얼어붙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단통법이 시장 안정과 소비자 차별 등 효과를 낸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20% 요금할인을 통한 통신비 인하, 중저가폰과 알뜰폰 시장 활성화, 데이터중심서비스 등 업체간 서비스 품질 경쟁 등이 대표적인 단통법의 효과"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선정이 무산된 제4 이동통신과 관련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제4 이통 정책은 단순히 사업자를 하나 더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IoT,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산업을 만들고 기존 3사를 자극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신청사들 제안서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지만, 종합점수에서 탈락해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내년에도 다시 제4 이통 사업자 선정 절차를 밟을 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제4 이통 대신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해 가계 통신비를 낮추는 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잘 하는 제조업, 더 잘 하게 하는 데 위기 해법 있다"=최 장관은 한국경제 저성장 위기의 돌파구를 ICT 융합과 세계 시장 진출에서 찾았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혁신기술 선점과 중국의 제조업 추격, 일본의 엔저 공세 사이에서 '샌드위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우리나라 ICT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ICT 성장 정체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는 우선 우리가 지닌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기존에 강점을 지닌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쫓아오면 3년, 5년 더 앞서가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ICT 수출이 최근 흔들리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세계 3위 수준이고, 제조업 경쟁력은 세계 5위 수준"이라며 "많은 사람이 위기라고 하면 다른 먹거리 산업을 찾아야 한다고 하는데, 우선 잘하던 것을 더 잘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그는 또 "결국 우리 제조업이 더 잘 할 수 있는 길은 ICT와 융합하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시장 진출의 폭도 넓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ICT 거래 상대국을 넓혀야 한다"며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지역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요청으로 우리나라가 전자정부의 마스터플랜을 짜줬다"며 "아직 우리나라 ICT 경쟁력을 배우고 싶어하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그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ICT 상품은 앞으로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리=박지성기자 jspark@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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