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 역사에 '한 획'…발족일 '과학의 날'로
■ 사진으로 보는 과학기술 50년
(4) 과학기술처 출범
과학기술처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김기형 박사는 1966년 8월 귀국 후 박정희 대통령에게 자문을 하면서 과학기술 행정기구 설치의 당위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후 경제과학심의회 상임위원으로 임명된 김 박사는 과학기술 행정기구 설립 보고서를 제출했고, 이를 본 박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21일 열린 10차 수출진흥위원회 청와대 확대회의에서 "제대로 된 과학기술연구소(KIST)를 갖게 됐으니 이를 관리할 과학기술 진흥 정부기관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과학기술 업무를 전담하는 과학기술부 신설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과학기술을 전담하는 독립 행정부처 설립은 과학기술계가 해방 이후부터 줄곧 지녀온 숙원이었다. 당시 과학기술계는 부총리급의 '과학기술원'을 원했으나 정부 내 반대가 심했다. 박 대통령은 '과학기술부'를 제안했으나 부로 만들 경우 과학기술 종합조정권이 없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결국 '과학기술처' 체제로 결정됐다.
제6대 대통령선거를 10여 일 앞둔 1967년 4월 21일 문을 연 과기처는 비록 과학기술계의 기대처럼 부총리급 기구가 되지는 못했지만, 과기처 장관이 국무위원으로 임명됐다. 당시 개발도상국 중 각료급 과학기술 전담부처를 갖춘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고, 과기처 설립은 한국 과학기술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전환점이 됐다.
서울 정동 옛 원자력원 청사에 자리 잡은 과기처는 2실(연구조정실, 기획관리실), 2국(진흥국, 국제협력국), 10과와 산하에 원자력청, 국립지질조사소, 중앙관상대를 둔 조직으로 발족 당시 총 240명의 정원으로 시작했다. 과기처는 발족하자마자 행정의 바탕이 되는 법령 기초작업을 시작해 '과학기술진흥법' 시행령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육성법',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육성법' 등 50여 건의 법령을 제정했다. 또 우리나라 과학기술 장기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과학기술개발 장기종합계획'(1967~1986년)을 수립했다.
과기처 발족일인 4월 21일은 1968년부터 '과학의 날'로 제정돼 매년 과학기술 관련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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