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제품안전 불감증 여전히 크게 변하지 않아
스케이트보드·가방 등 중점관리대상에 포함
기업의 제품 안전은 시장 경쟁력 확보 출발점
스케이트보드·가방 등 중점관리대상에 포함
기업의 제품 안전은 시장 경쟁력 확보 출발점
![[시론] 제품안전, `시장 경쟁력`의 첫걸음](http://contents.dt.co.kr/images/201602/2016021602102351607001[1].jpg "[시론] 제품안전, `시장 경쟁력`의 첫걸음")
15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연일 뉴스에서는 매서운 한파로 인한 사건사고들을 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전기장판에서 시작된 화재로 인하여 95살의 노모 할머니가 유명을 달리한 소식이 전해졌다. 전기장판 관련 안전사고가 지난 4년간 꾸준히 증가했고 그 중 화재나 화상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한다고 한다. 특히 저소득층과 같은 에너지 빈곤층이 난방비 절약을 위해 전기장판에만 의지하여 겨울을 나는 경우 장시간 사용으로 인해 화재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니 더욱 마음이 무겁다.
작년 한 해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에서는 불법·불량제품의 유통으로 인한 감전, 화재사고 등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기장판을 포함한 생활용품 4864개의 제품에 대해 안전성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안전기준을 위반해 소비자에게 위해가 클 것으로 보이는 481개의 제품에 대해 리콜조치를 내렸다. 이 조치건수는 2014년의 320건보다 50% 증가한 것이다. 이는 세월호 사고 이후 강력한 리콜정책을 편 까닭도 있겠지만 사업자들이 주요부품을 인증 당시와 달리 임의로 변경하거나 해외의 저가 불량부품을 수입하여 제조, 유통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작년 전기용품 리콜처분을 받은 251개 제품 가운데 202개 제품에서 주요부품 변경이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나 기업의 제품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국표원은 올해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에 대한 시장감시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지난해부터 실시한 '10대 중점관리품목'제도를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부품 변경이나 불량부품 사용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LED등기구나 형광등안정기 등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중점관리대상품목으로 지정해 집중관리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 부적합률이 크게 개선된 가구나 창문블라인드 등은 중점관리대상에서 제외하고 새롭게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스케이트보드, 학생용 가방 등은 중점관리대상에 포함시켜 관리해나갈 예정이다.
둘째로 어른들의 찰나의 방심에도 자칫 큰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어린이제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 시행에 따라 금년에는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2200여 개의 어린이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조사를 확대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저가·저품질 어린이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온라인, 소매점, 문구점 등 어린이안전 취약지구에 대한 시장 감시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셋째로 온라인 쇼핑몰, 홈쇼핑,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대한 기획형 안전성조사를 병행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제품안전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은 곳은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쉬워 제품구매율은 높지만 위해제품의 단속은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곳이다.
위해제품으로부터 소비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안전정책을 마련하는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기업과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정보기술에 기반한 융·복합 제품이 급속히 증가되고 개발도상국들과의 무역규모도 커지면서 정부 주도로 모든 불법·불량 제품을 차단하기에는 예산과 인력에 한계가 있다.
기업은 우선,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안전한 제품을 제조하여 유통시켜야 한다. 만약 기업이 제품의 위해를 인지하였다면 자발적 리콜 등과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기를 바란다. 소비자들은 소비자 스스로의 안전과 권익을 위해 시장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당부한다. 특히 소비자 제품 안전사고의 피해자가 나 또는 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제품 구매 시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마크를 확인하고 정부 또는 기업이 발표하는 리콜정보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제품안전은 소비자 보호뿐만 아니라 기업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출발점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가 철저한 안전의식을 가지고 이중삼중의 제품안전활동을 전개하여 불법·불량 제품이 없는 안전한 사회 건설에 앞장서자.
제대식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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