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전환 '고정·변동' 격차 0.5%p 안팍일 때
상환계획·수수료 고려… "변동금리 유지 권해"
상환계획·수수료 고려… "변동금리 유지 권해"
#. 주부 A씨(55세)는 5년 전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받은 대출 1억3000만원의 거치기간이 최근 종료되면서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연일 언론에서 경기 불안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을 잇따라 보도하자 A씨는 불안함을 느껴 근처 은행 영업점을 찾았다. A씨가 5년 전 대출을 받을 때는 변동금리를 선택했고, 그간 금리가 여러 차례 인하되면서 현재 연 2.6%의 저렴한 금리로 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른다면 일찌감치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느낀 것이다. A씨는 20여년 전 남편의 사업 용도로 담보 대출을 받았다가 97년 외환위기가 온 후 금리가 연 20~30%까지 치솟으면서 매달 이자 상환으로 큰 고충을 겪은 '악몽'이 있어 이번에야말로 늦기 전에 고정금리로 전환하고자 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이용자들이 고정금리 전환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실제 최근 들어 영업점 대출 창구에 고정금리 전환을 문의하는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 전화나 내방으로 대환대출이나 금리 전환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수년간 기록적인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대출 이용자들은 대부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향후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 요인이 있어 고정금리로 전환할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미 연 2%대 금리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며 은행과 상품에 따라 가산금리까지 더해 최고 4%대 금리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고정금리로 전환하기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아직은 관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신규 대출자에 국한된 것이고, 아직 변동금리 이용자들은 기존 2% 중반의 저금리를 여전히 이용할 수 있어 당분간 두고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통상 대출 창구에서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금리 차이가 0.5~0.6%포인트 안팎일 때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며 "현재 변동금리는 아직 연 2% 중반대이지만 고정금리의 경우 최근 인상분까지 있어 4%에 육박하는 등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전환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아직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고, 금리 인상 시기도 최소 1년 이상은 더 걸릴 것으로 은행권은 파악하고 있다. 설령 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외환위기 때와 같은 국가적 비상사태가 아닌 이상 연간 5%, 10%씩 오를 리 없기에 적어도 앞으로 1~2년은 저금리인 변동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3년 이내 단기간에 원금을 상환할 계획이 아니고 장기 상환 계획이라면 (금리옵션 전환을)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낫다"며 "동일 은행에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출금의 1% 정도에 해당하는 중도상환수수료에 고정금리로 인한 금리 인상분까지 더해져 자칫 상환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 이 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당국이 고정금리 비율을 40%까지 높이라고 은행들에게 암묵적인 지침을 내리는 한편, 국민을 대상으로 지나치게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무책임하게 상환 시기만 미루며 이자만 내는 상환 방식은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 엄밀히 말해 현재 금리 인상 요인은 많지 않고 앞으로 급격히 상승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냉정하게 판단해 금리 옵션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