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서 인건비 비중 꾸준히 증가
삼성전자 3.96%·LG전자 4.95%
현대차·포스코 등도 지속 악화
"구조조정·체질개선 서둘러야"
삼성전자 3.96%·LG전자 4.95%
현대차·포스코 등도 지속 악화
"구조조정·체질개선 서둘러야"
[디지털타임스 황민규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한국 산업계를 대표하는 제조 대기업이 영업부진 속에도 지속해 상승하는 인건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종별 대표 제조기업의 인건비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 제조 대기업의 매출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인건비는 꾸준히 상승하면서 인건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실제 기업이 남기는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인건비에 쏟아붓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우선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으로 급여총액이 2조7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4.43%)보다 0.52%포인트 상승한 4.95%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실제로 벌어들이는 당기순이익은 2014년 707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895억원으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의 5배 넘는 금액이 인건비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LG그룹 계열사의 경우 경쟁 업체보다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인건비, 관리비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급여총액이 5조82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약 1600억원 줄었다. 하지만 전년보다 전체 직원수가 1000여명 가까이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년과 유사하다. 대신 매출액이 크게 줄어 매출액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분기 기준 3.96%를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소폭 상승, 구조조정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통상 4분기 급여총액이 3분기까지 누계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낸다는 점에 비춰볼 때 지난해 역시 인건비로만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매출액 대비 급여총액 비중이 낮은 이유는 사업 성과, 구조적인 차이점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베트남 등 해외 생산 비중을 꾸준히 높였고 지난해 대대적으로 임원을 감축한 효과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종도 상황은 비슷하다. 포스코의 경우 전년보다 매출액은 약 4조원, 직원수는 600여명이 줄었지만, 급여총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포스코 매출액에서 급여총액(1조726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42%로 전년보다 0.23%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화학 역시 매출은 약 2조원이 줄었지만, 급여총액은 약 1000억원이 증가하며 매출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5.55%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15%포인트 비중이 높아졌다.
현대차 역시 인건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이후로 매년 직원 규모가 2000여명씩 늘어 지난해 3분기까지 급여총액으로 3조6174억원을 지출했다. 반면 매출액은 1조원 이상이 줄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급여 비중은 5.64%로 전년에 비해 0.44%포인트 높아졌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현대차의 연간 급여 총액이 6조5000억원에서 7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는 국내 주요 기업의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제품의 원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최근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에서 밀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 비용 혁신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는 해외 생산 비중을 높이는 한편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2014년부터 인건비로 1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쓰고 있지만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베트남 등으로 생산시설을 옮기고 임원 구조조정 등을 통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낮춰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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