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6, Beyond MIRCLE' 선포
'기적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
"마음껏 연구 노벨상 탔으면"
'기적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
"마음껏 연구 노벨상 탔으면"
"나가자!"
올해 50돌을 맞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외친 건배사는 이 말이었다. 이 말에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말고 이제는 다시 앞만 보고 나가야 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이 녹아 있었다.
KIST 설립 당시 합류한 1세대 연구원인 윤여경 박사는 "50년 전 KIST 설립 당시 초대 소장이었던 최형섭 박사는 유치 과학자들에게 '우리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희생해 다음 세대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설립 50년을 맞은 이제는 KIST 연구원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해서 노벨상도 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박사뿐만 아니라 그동안 KIST와 평생을 함께 해 온 선배들은 앞으로 세계를 무대로 나아가는 새로운 KIST가 되달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의 조언처럼 지난 50년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며 '한강의 기적'을 견인한 KIST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앞으로 다가올 50년 '기적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4일 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개원 50주년 기념식에서 이병권 KIST 원장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가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에서 '미래 희망을 밝히는 연구소'로 도약하겠다"고 말하며 새로운 비전인 'KIST 2066, Beyond MIRCLE'을 선포했다.
'MIRACLE'은 KIST가 도전 과제로 선정한 분야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포스트 실리콘, 탄소계 복합소재 등 차세대 소자·소자(Material) △양자컴퓨팅, 나노 신경망 모사 등 포스트 디지털 시대(Information)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등 미래형 인간·로봇 공존사회(Robotics) △스마트팜, 천연물 등 미래 농업혁명(Agriculture) △신재생에너지 등 포스트 기후변화 체제(Carbon) △치매 진단, 바이오센서 등 초고령화 시대 바이오·의료(Life) △수자원 확보 등 지속 가능한 녹색 도시(Environment) 등을 가리킨다.
이제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로 국가와 국민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여러모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며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것처럼 지금의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 해법 역시 과학기술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0년 KIST의 발자취는 이제 변하지 않는 역사가 되었다"며 "지난 반세기 성공의 역사를 이어받아 다음 반세기 새로운 기적의 역사를 써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IST는 과학기술 기반이 전무하던 196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를 위해 1966년 2월 10일 최초로 설립된 종합연구기관이다. 지난 50년간 포항제철소 종합건설 계획, 중공업 육성방안 등을 통해 공업화 기반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철강,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산업이 성장하는데 크게 이바지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선도적인 핵심원천 기술 개발에 매진, 치매 조기 진단기술 개발에 성공해 민간에 기술 이전을 실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신규 주요사업으로 양자컴퓨터 개발과 나노 신경망 모사 기술 연구 등을 시작한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KIST의 50년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해 왔다"며 "과학기술은 불확실한 미래를 열어주는 이정표인 만큼 KIST를 비롯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국가성장을 이끄는 과학기술 혁신기지로서 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심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권익찬 KIST 의공학연구소장이 과학기술훈장을, 김태송·유범재·조성무 책임연구원이 과학기술포장을 수상하는 등 총 31명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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