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발효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수출이 1.0%가량 줄어들고 국내총생산(GDP)도 0.3% 감소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조속히 구체적인 가입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4일 발간한 보고서 'TPP 정식서명'에서 TPP가 발효할 경우 한국은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누렸던 혜택을 잠식당하고, TPP 역내산이 역외산인 한국 제품을 대체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TPP 회원국에 대한 투자규모가 큰 일본이 TPP 역내 생산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생산력을 더욱 높일 경우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최근 TPP 합의 내용을 반영한 해외 연구 결과를 인용해 TPP가 2017년에 발효될 것을 가정하면, 2030년 TPP 회원국의 GDP(국내총생산)가 TPP가 발효되지 않은 경우에 비해 0.5∼8.1%, 수출은 4.7∼30.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030년 일본의 GDP는 2.5%, 수출은 23.2% 증가하는 반면, 비회원국인 한국의 GDP는 0.3%, 수출은 1.0%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이와 관련 이날 미국과 일본 등 12개 회원국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정식 서명했다. 이들은 TPP 발효를 위한 국내 비준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단 TPP가 발효할 경우 역내 소비재 수출 비중과 중간재 수입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인 만큼, 한국이 TPP에 참여하면 수출 확대 뿐 아니라 가치사슬 상 전방참여도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TPP 정식서명으로 12개국에서 본격적인 발효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로 미국의 연내 비준이 아직 불투명하지만 TPP 발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비준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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