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비중 62% 차지… 베이비부머 생계형 창업 쏠려
지난해 자영업자 규모가 전년에 비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에 대한 은행권 대출은 30조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의 대출비중이 압도적으로 커 퇴직한 베이미부머 세대가 '통닭집' 같은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정무위 김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39조2621억원이었다. 2014년 말 209조4578억원에 비해 29조8043억원(14.2%) 늘어난 수치다.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잔액 증가율(14.2%)은 같은 기간 은행의 원화대출 증가율(7.1%)을 두 배 웃도는 데다 최근 급증하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13.9%)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규모는 556만3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6%(8만9000명) 감소해 20년 전인 1995년(556만9000명)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오히려 대출액은 늘어났다.이는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이후 이들이 생계형 창업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출잔액을 연령대로 분류해보면 50대의 대출잔액은 94조2405억원으로 전체의 39.4%에 달했다. 40대는 27.4%, 60대는 23.1%, 30대는 9.0% 등이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2014년 말 21.7%에서 지난해 말 23.1%로 상승했고 늘어난 대출잔액의 32.9%(9조7935억원)가 60세 이상 자영업 계층에서 발생했다. 50대 이상으로 확대하면 늘어난 대출잔액의 68%(20조3196억원)가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발생했다.
김 의원은 "장사는 안되고 빚은 불어나고 자영업자들은 지금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영업자들이 맘 편히 장사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자영업자의 소득을 늘릴 수 있는 특단의 종합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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