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80기 건립계획 불구 예산 64억 편성 그쳐
인프라 적극 지원 미·일과 대조… 주도권 경쟁 밀리나
인프라 적극 지원 미·일과 대조… 주도권 경쟁 밀리나
정부가 올해 '2020년 수소차 대중화'를 열기 위한 본격적인 첫 단추를 끼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수소차 초기 시장을 구축하려는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추진 행보가 상대적으로 더뎌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신규 건립하는 수소충전소는 광주와 울산, 창원 등 3개 지역에 각 1기씩 총 3기다. 환경부는 기당 30억~40억원이 드는 수소충전소 건립을 지원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 15억원씩 총 45억원을 보조금 명목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작년 12월 '제3차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 및 보급 기본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 80기를 구축하고 수소차 9000대 보급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진행한 '수소차 로드맵'의 중간 결과와 올해 추진 상황 등을 고려할 이 같은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수소차 관련 예산을 2014년 32억원에서 2015년 20억원으로 줄였다가, 올해 다시 64억원으로 늘렸다.
특히 수소차 보급의 핵심인 충전 인프라 구축에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수소충전소는 전국적으로 6기에 불과하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수소충전소 건립을 위한 정부 예산 편성조차 전무 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같은 기간 내 수소차 초기시장 개화를 목표로 한 미국과 일본 정부의 발 빠른 추진력과 더욱 비교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13년 수소충전소 건립의 85%를 지원하는 'AB8법'을 제정했고, 오는 2023년까지 매년 우리나라 돈으로 약 240억원씩 예산을 편성했다. 이미 지난 2년간 30곳이 넘는 수소충전소를 신규 건립해 초기 인프라를 구축했고, 2020년까지 100여곳의 수소충전소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현대차 투싼ix를 비롯해 토요타 미라이가 현재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를 진행 중이고, 혼다가 올 상반기 수소차 클래러티를 출시하는 데 이어 BMW와 GM 등도 잇달아 수소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은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1000기 건립을 목표로 세우고, 충전소 보조금 기당 25억원을 지원해 지난해에만 80곳에 달하는 수소충전소를 새로 지었다. 올해만 약 3600억원의 수소차 보급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인프라 지원에 힘입어 토요타 수소차 미라이의 연평균 일본 판매량은 300대로 현대차 투싼ix 수소차의 국내 연간 판매량 25대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수소충전소 1개소씩 건립했고, 지난해에는 예산 자체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3곳 추가는 긍정적인 출발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기재부와 예산을 협의해 보조금을 꾸준히 확대, 2020년 80기 건립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재웅기자 ripbird@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