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저차원전자계 연구단(단장 염한웅)은 극저온상태(4.3K, 영하 268.85도)에서 모트 절연체인 '이황화탄탈'에 미세한 전압펄스를 가해 1000배 이상 빠른 상전이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상전이는 온도, 압력 등 조건이 변화하면서 물질의 상이 도체·부도체, 고체·액체·기체 등 물리·화학적 성질이 다른 상으로 변하는 현상을 뜻한다.
모트 절연체는 일반적인 부도체와 달리 자유전자가 있으나, 전자 간 서로 밀어내는 힘(척력) 때문에 전자가 고립돼 움직일 수 없는 특수한 부도체다.
연구팀은 이러한 모트 절연체 중 부도체에서 도체로 상전이가 이뤄지는 이황화탄탈의 전하밀도파를 극저온 환경에서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전압펄스를 가해 나노미터 수준으로 깨는 기술을 개발했다. 부도체가 도체로 상전이해 전류가 흐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상전이 물질보다 1000배 빠른 피코초(ps, 1조분의 1초) 반응속도로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한 범위까지 상전이가 일어날 수 있게 구현할 수 있다. 극저온 환경에서 전압펄스를 가해 상전이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광자를 이용한 상전이는 적용 범위가 수 마이크로미터에 달해 고집적·고용량화가 힘들고, 복잡한 광학장비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반복적 실험을 통해 이황화탄탈의 결정구조와 성질이 그대로 유지되고 전이된 상태도 장시간 지속돼 정보 기록에 용이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1월 22일자)'에 실렸다.
연구를 주도한 조두희 연구위원은 "극저온·초진공이라는 제한된 실험환경에서 성공한 것인 만큼 상온에서 이황화탄탈과 같은 성질을 갖는 소재를 찾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면서 "향후 차세대 메모리로 유망한 P램의 핵심기술로 활용할 수 있어 모트절연체 상전이를 이용한 초고속·고집적·고용량 소자 개발의 가능성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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