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빅데이터 수익모델로 활용토록… 6월까지 지침 마련
정보보호 규제완화 방침
다소 섣부르다는 지적도
정보보호 규제완화 방침
다소 섣부르다는 지적도
금융당국이 올해 중점 사업 중 하나로 빅데이터 확산을 위한 금융 개인정보 활용을 추진한다. 비식별정보에 대해 금융회사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기대감은 높지만 비식별정보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보보호 규제를 완화하려는 방침이 다소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열린 정부 합동 업무보고에서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금융 개인정보 활용방안을 집중 보고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 개인정보는 현행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얻어야만 마케팅 등의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금융위 측은 "미국, 유럽연합 등의 경우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비식별정보는 개인정보에서 제외해 상대적으로 활용이 자유롭다"며 "신용정보법령은 비식별정보가 개인신용정보인지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아 금융회사가 비식별정보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 개인정보 비식별화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만들어 업계에 제공하고, 금융회사가 이를 준수해 비식별화를 한다면 해당 정보 기반의 빅데이터를 수익모델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개정 신용정보법상 과징금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 등 제재가 강화됐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비식별화 정보활용은 허용해 금융 빅데이터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다.
금융위 관계자는 "무조건 사용하지 말라고 막는 것이 '보호'는 아니다. 차라리 활용 방안을 명확하게 규정해 허용하고 비식별정보가 재식별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강화된 신용정보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면 된다"며 "유럽의 경우 비식별화한 정보가 다시 재식별화되지 않도록 기술적, 기관적 보호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신용정보법을 개정해 비식별정보는 개인신용정보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보안원을 통해 한국신용정보원, 금융회사, 핀테크 업체 등과 공동으로 오는 6월까지 빅데이터 활용 비식별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규칙에는 신용정보의 수집·저장·분석·이용 등 단계별로 비식별화 절차가 규정될 예정이다.
다만 비식별화에 대한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2015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 분야의 비식별화 정보 활용에 관한 '빅데이터 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제대로 된 활용도, 엄격한 규제도 하지 못한 어정쩡한 가이드라인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정자치부도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비식별 개인정보의 빅데이터 활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비식별정보의 위험성은 문제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개인정보 활용에 앞서 반복된 정보유출로 신뢰를 잃어버린 금융회사들이 우선 고객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나성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가 현행 규제 하에서 개인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용자 동의는 신뢰 회복으로 가능하다"며 "금융회사는 이용자로부터 획득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함부로 다루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하며 이용자 정보의 활용으로 얻은 혜택을 이용자와 나눔으로써 개인정보 활용에 긍정적인 고객 수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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