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오락실 아케이드 게임 등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 인기 급증
모바일 게임 지쳐… 새시장 형성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 인기 급증
모바일 게임 지쳐… 새시장 형성
레트로파라닷컴·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하루에도 수백 종의 새로운 게임이 쏟아지는 모바일게임 홍수 시대, 역설적으로 1990년대에 유행했던 닌텐도의 슈퍼패미컴, 세가의 새턴 등 추억의 비디오 게임기와 게임 타이틀,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 등이 3040 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의 고성능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PS2)가 출시된 2000년 이전에 나온 비디오·아케이드 게임 등을 지칭하는 레트로(Retro.복고풍) 게임이 최근 온·오프라인 게임 매장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레트로 게임의 한 종류인 비디오게임과 아케이드게임 시장 규모(매출 기준)는 2000년 이후 지속 감소했고, 모바일게임 시장이 본격 개화한 2013년엔 1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급감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2126억원으로 오히려 21% 증가했다.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아 잠깐 즐기고 삭제하는 비슷비슷한 모바일게임, 일명 '패스트 게임'에 지친 3040 세대들이 스스로 레트로 게임 시장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온라인·모바일게임에 밀려 오프라인에서 레트로 게임을 취급하는 점포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이용자 스스로 장터를 만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용자 개인이 장소를 임대해 2011년 말부터 연 1~3회 열어 오고 있는 '레트로게임 장터'가 그것이다. 첫회 70명에 불과했던 장터 참가자 수는 지난해 11월 열린 9회 때에는 1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이용자 간 레트로 게임 거래와 공동구매가 이뤄지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인기다. 1만3000여명 회원 간 레트로게임 정보 공유와 관련 게임물, 서적 등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네이버 카페 '구닥동'(구닥다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동호회)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레트로 게임을 찾는 이들은 청소년 시절 즐겼던 비디오·아케이드 게임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3040세대(30~40대)가 대부분이다.
서울 남부터미널 국제전자상가에서 게임 매장을 운영 중인 이상혁 임팩트게임 대표는 "둘이서 한 화면을 보며 같이 조작할 수 있는 게임,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등 모바일게임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고전 게임 특유의 게임성을 선호하는 30~40대가 주 고객층"이라고 설명했다.
레트로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페를 운영 중인 한대윤 레트로카페 트레이더 사장은 "카페에서 레트로 게임물을 사고팔 수 있는 장터를 운영 중인데, 30~40대 남성이 장터의 주 고객"이라며 "주말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1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구매력 있는 3040세대에 힘입어 레트로 게임물의 가격도 높아지고 있다. 레트로게임 장터에서 1회 때 각각 3만원, 60만원 이던 슈퍼패미컴, '파나소닉 MSX'(GT모델)의 경우, 9회 때에는 각각 6만원, 10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는 게 장터 운영자 설명이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 구닥동에서는 세가의 새턴용 '하이퍼듀얼'(1990년대 슈팅게임) CD가 장당 30만원에, 구형 소니 게임기 컬렉션이 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발매된 지 10여년이 지난 게임잡지는 권당 최저 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대윤 사장은 "레트로 게임물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시세가 뛰고 있다"며 "그래도 3040세대가 아끼지 않고 지갑을 열고 있고, 우리 카페에선 월 1500만원 어치의 레트로 게임물을 구매한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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