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영 칼럼] `뜨는` 생체인증 관전포인트](http://contents.dt.co.kr/images/201601/2016011102102251727001[1].jpg "[심화영 칼럼] `뜨는` 생체인증 관전포인트")
새해 뜨는 기술은 뭘까. IT시장에선 정맥·지문·홍채 방식의 생체인증기술이 핫하다. 내 몸이 비밀번호가 되는 생체인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새로 나온 건 아니다. 국내에서 재조명받게 된 것은 작년 12월부터 금융거래 시 비대면 실명확인이 허용되고,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 등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02년부터 지문인식 기능이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구비해 놨다. 당시 머지않아 ATM 앞에서 얼굴, 눈, 손가락이나 손바닥을 보여줘야 돈을 찾게 될 거라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2016년이 돼서야 생체인증 방식이 금융권에서 확산 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첫 관전포인트는 생체정보 이용 시 거부감 줄이기다. 영화 속에선 흥미롭지만, 실제 거래 시 개인의 지문이나 기타 생체 정보를 금융사에 등록해야 한다는 심리적 거부감은 만만치 않다.
과거 ATM에서 지문을 이용해 계좌 조회와 이체를 하게 했지만 반응이 시들했던 이유다. 거부감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오류다. 땀이나 물기가 묻어 있거나, 지문이 닳은 경우 번번이 인식을 못했던 경험이 불신을 키웠다. 생체 정보의 주인이 인증을 요청했지만 본인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온 '본인거부율'이 높았다. 이는 역으로 생체 정보의 주인이 아닌 사람이 인증을 요청했을 때 본인으로 판단할 확률인 '타인수락률'일 수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문 대비 홍채나 정맥은 오류 가능성이 극히 낮다. 그러나 하루 평균 1억건 가까이 이뤄지는 금융거래 건수를 감안하면 극미한 오류율도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 관전포인트는 생체인증의 보안성 문제다. 개인의 생체정보를 기업(금융사)이 보관할 경우 정보유출 우려에서 안전하지 못하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미국 연방인사관리처(OPM)는 서버에서 560만개의 지문을 도난당했다. 보안기업들은 "생체정보가 유출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체정보는 변경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한다. 금융권은 생체정보를 분산 저장하는 방식으로 해킹 위험을 줄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생체 정보가 담긴 파일을 절반으로 쪼개 은행 서버와 금융결제원에 나눠서 보관하다가, 인증이 필요할 때 합치는 '분산서버' 방식이다.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
마지막 관전포인트는 지문·정맥·홍채 중 어떤 방식이 시장을 주도할 지다. 지금까지는 대량생산이 쉬운 '지문인식'이 우위다. '홍채인식'은 눈 중앙의 검은 동공과 흰자위 사이에 존재하는 도넛 모양의 홍채를 이용해 사용자를 구별하는 기술이다. '정맥인식'은 업체별로 혈관 인식 위치에 따라 손가락 정맥, 손등 정맥, 손바닥 정맥 등으로 세분화 돼 특허를 갖고 있다. 따라서 주도하는 방식에 따라 생체인증 솔루션 시장을 이끌 기업이 정해진다. 일단 앞선 나라는 일본이다. 2007년 이미 일본은 현금카드 사고가 빈발하자 현금카드 인출 한도 감액, IC카드, 생체인증을 비롯한 대체인증 도입을 서둘렀다.
연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서비스를 개시한다.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을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이 어떤 방식이 될지 궁금하다. 니체는 '새로운 것에 대한 선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가지라'고 말했다. 리스크가 있다고 안주하면 혁신은 없다. 은행이 이체, 거래, 조회 등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활용해 온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방식을 향해 눈을 돌렸다는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다.
심화영 IT정보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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