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숙 유니티테크놀로지스코리아 지사장
동시출시 '글로벌 원빌드' 시대 끝나 …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
대규모 '반짝' 마케팅 보다 장기적 시각서 이용자 신뢰 쌓아야
동시출시 '글로벌 원빌드' 시대 끝나 …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
대규모 '반짝' 마케팅 보다 장기적 시각서 이용자 신뢰 쌓아야
"이젠 '글로벌 원빌드'가 통용되는 시대가 지났습니다. 또 대규모 마케팅으로 단기간에 이용자를 붙잡고 매출을 올리는 '한국식' 방식으로는 해외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유럽 게임 개발 엔진업체 유니티테크놀로지스코리아의 김인숙(39·사진) 한국 지사장은 '해외 흥행'이 숙원인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을 향해 이 같이 말했다.
김 지사장은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 시리즈로 유명한 일렉트로닉아츠(EA) 한국지사의 총괄 상무를 거쳐 지난해 11월 유니티의 한국 지사장으로 선임됐다.
업계에서 해외 게임 시장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올해 우리 게임사들이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원빌드'에 대한 고집을 버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글로벌 원빌드'는 세계 각국 시장에서 하나의 게임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저마다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모바일게임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국산 게임이 해외에서 크게 흥행하는 사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무엇보다 '글로벌 원빌드'가 통용되는 시대가 지났다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국내 이용자 성향뿐 아니라 각 국가 이용자가 재미를 느끼는 요소를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개발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현지화를 꾀하는 게 오히려 중요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내 모바일게임은 주로 이용자 간 경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일본 등 해외 이용자는 정작 이런 요소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북미나 일본 이용자는 경쟁을 중시하는 국내 이용자와 달리, 전략을 짜서 공략하는 '전략성'에서 재미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각 시장마다 이용자의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취향도 다르죠. 우리 게임사들은 현지 전문 인력을 영입하거나 키우는 데 적극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시 이후에도 현지에 맞는 콘텐츠를 계속 추가하고, 현지 마케팅을 펼쳐야 세계 이용자의 입맛을 맞출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세계 시장에서는 대규모 마케팅으로 단시간에 이용자를 유입해 매출 올리는 '한국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기간 흥행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개발해야 세계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겁니다. 대규모 마케팅으로 '반짝' 주목을 끈 뒤 시들해지는 게임을 내놓는 게임사는 세계 이용자에 신뢰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현재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상위권에는 '클래시오브클랜', '캔디크러시사가', '하스스톤' 등 장기 흥행 게임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추세는 올해 더 두드러질 것입니다."
'10년 가는 모바일게임을 만든다'는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이용자에 외면당하는 게 바로 세계 시장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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