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뭔가 반복적으로 확인하거나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고통받는 '강박증'을 완전히 치료하기 위해선 약물치료 이후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상당 기간 더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의태 교수(정신건강의학과·사진)팀은 뇌 양전자단층촬영(PET) 자료와 약물의 농도 변화를 동시에 분석해 세로토닌 수용체만의 밀도를 계산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고 6일 밝혔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뇌 속에서 수용체와 결합해 불안감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신경 호르몬 중 하나로,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적거나 붙어있어야 하는 수용체에서 빨리 소실될 경우 '세로토닌 수용체의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강박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치료가 핵심인데, 문제는 약물치료 시 환자의 경과를 확인하는 뇌 PET 자료로는 세로토닌과 약물을 구분할 수 없어 환자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약물치료로 환자의 상태가 호전돼도 언제까지 치료를 해야 하고, 언제 완치 판정을 내릴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분석법을 이용해 건강한 일반인 12명과 약물치료 중인 강박증 환자 12명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한 결과,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됐던 강박증 환자도 여전히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돼도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정상화될 때까지 일정 기간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함을 의미한다.
김의태 교수는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강박증 약물치료의 한계점을 풀어낸 세계 최초의 보고"라며 "강박증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신건강학적 질환에서도 심도 있는 뇌연구를 가능케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이 연구결과는 정신의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정신의학저널(Psychological Medicine)'에 발표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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