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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3.0] 칼로리 제한과 기억력 향상

 

입력: 2016-01-05 18:28
[2016년 01월 06일자 10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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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3.0] 칼로리 제한과 기억력 향상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우리의 몸을 기계에 비유하면 뇌는 컴퓨터의 고성능 CPU에 해당한다. 만약 컴퓨터가 손상되면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 그러나 뇌세포는 손상을 당해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실제로 수년간 뇌 손상으로 식물인간으로 지내던 사람이 어느 순간 회복이 되어 거의 정상에 가깝게 사는 것을 가끔 임상에서 보곤 한다.

원칙적으로는 죽은 세포는 다시 살아날 수 없다. 뇌출혈이나 뇌경색, 두부외상 등으로 뇌를 다치면 많은 세포가 죽게 되는데, 세포들은 그냥 다시 살아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그 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기보다는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신경핵은 살아있지만 신경섬유가 손상되었을 때에도 다른 신경세포가 새로운 가지를 연결하게 되어서 다른 회로가 만들어지게 되므로 기능이 되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1998년 스웨덴의 신경학자 피터 에릭슨은 우리의 뇌 속에 끊임없이 뉴런으로 분화할 수 있는 신경 줄기세포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했고, 그의 말이 사실로 입증돼 이것이 신경가소성이라는 새로운 과학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 뇌에 이런 잠재능력이 있다니 놀라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치매 치료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치매 치료는 아직도 연구 중이므로 실제 임상적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경의 재생은 DNA가 통제하는데, 11번 염색체에 자리한 유전자가 '뇌 유리 신경성장 인자(BDNF)'라는 단백질 생성을 암호화한다. 이것이 새로운 뉴런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이것은 기존의 뉴런을 보호해서 신경망을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병에서 이 BDNF의 수치가 낮다고 알려졌으며, 간질, 거식증, 우울증, 정신분열증, 강박신경증 등 다양한 정신·신경질환과 관련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BDNF라는 신경성장인자는 신체운동, 칼로리 제한, 탄수화물 줄이기, 오메가3 같은 영양소 섭취 등을 포함한 다양한 생활습관을 통해 활성화된다고 한다. 따라서 BDNF를 통해서 뇌세포를 성장시키고 싶으면 생활습관과 음식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면 왜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이 BDNF를 활성화하는 것과 관계가 있을까. 이것은 동물연구를 통해서 처음 알려졌는데 일반적으로 대략 30% 정도 먹는 양을 줄이면 뇌에서 생산되는 BDNF가 급증하고 기억력과 다른 인지능력이 극적으로 향상된다는 점이 명확하게 밝혀졌다. 2009년 독일에서 두 노인집단을 연구했는데 한 집단은 칼로리를 30% 줄였고 다른 집단은 원하는 대로 먹는 걸 허락했는데, 3개월 후 두 집단을 비교했더니 역시 칼로리를 적게 섭취한 집단의 기억기능은 실제로 크게 향상됐고 많이 먹은 집단은 기억 감퇴가 나타났다. 우리는 예로부터 집안에 수험생이 있으면 체력 보충을 위해 야식도 많이 해줬는데 실제로는 아이러니하게도 뇌 기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 것이다.

앞으로 뇌과학 연구는 이 BDNF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칼로리 제한에 대한 연구도 더욱 진행될 것이다. 현재 우리는 1970년의 하루 섭취량보다 평균 523㎉를 더 섭취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30%를 줄인다고 해도 1970년대 사람들처럼 먹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뇌를 위해서 건강한 삶을 위해서 섭취량을 30% 줄이도록 노력하자.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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