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빛내리 IBS 단장팀, 유전자 질병 치료법 개발 기대
국내 연구진이 생명현상의 모든 과정에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RNA(miRNA)'를 만드는 물질인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 김빛내리 단장팀은 단백질에 엑스선을 쬐어 생기는 고유의 회절 패턴을 겹겹이 쌓아 그 구조를 파악하는 '엑스선결정학' 방법으로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 몸의 세포는 DNA에 담긴 유전정보를 '전령RNA'에 복제해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데 이용한다. miRNA는 전령RNA와 결합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분화와 성장, 사멸 활동에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드로셔는 miRNA의 재료가 되는 물질인 'miRNA 1차 전구체'의 하단 부분을 인식한 뒤 절단할 위치를 찾아 자르는 재단사 역할을 한다.
김빛내리 단장과 우재성 IBS 연구위원은 지난해 '드로셔-DGCR8 단백질 복합체', 일명 '마이크로프로세서'가 1개의 드로셔와 2개의 DGCR8 분자로 구성돼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해 드로셔의 돌출부가 miRNA 1차 전구체의 하단 분기점에 끼워져 분기점을 인식하고 정확한 위치를 절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가 miRNA 2차 전구체의 절단에 관여하는 '다이서 단백질'과 구조적으로 유사함을 확인해 이 두 물질이 같은 단백질로부터 진화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진화가설도 제시했다. miRNA의 생성과 발현과정을 이해하면 유전자 변이나 이상 발현으로 인한 질병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김 단장은 "이번 연구는 드로셔-DGCR8 복합체 기능과 구성을 밝힌 데서 더 나아가 드로셔의 구조를 밝히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연속성 있는 연구가 가능한 환경에서 이뤄낸 쾌거"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 '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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