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제도 40년만에 변화… 개인정보보호 `새 장` 열린다

헌재 판결에 시민단체 환영
관련법 개정안 국회 계류중
2018년부터 변경 가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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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걸렸다.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개인이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3일 주민등록법 제7조 3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오는 2017년 말까지 관련 법을 개정토록 판결함에 따라,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가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대한 제도 마련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적어도 오는 2018년부터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등록제도는 지난 1962년 주민등록법 제정과 함께 도입됐으며 1975년부터 현재와 같은 13자리 주민등록번호를 개인마다 부여해 운영해왔다. 생년월일 6자리와 고유번호 7자리로 이뤄진 주민등록번호는 개인별 신원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 많은 분야에서 이용해왔다.

그러나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이 심해지며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졌다. 본인이 모르는 새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민번호만 있으면 공공 서비스부터 은행 계좌개설, 신용카드·공인인증서 발급, 부동산 거래 등 많은 분야에서 악용이 가능해 피해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졌다.

이 문제가 결정적으로 확대된 계기는 지난해 초 터진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사태'다. 당시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에서 각각 2000만~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여기에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됐다는 소식에 일부 피해자들이 시민단체와 함께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게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시민사회 진영에선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권태환 경제정의실천연합회 시민권익센터 간사는 "주민등록번호는 개인에 대한 고유식별번호로 나이와 성별, 출신 지역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중요한 정보지만 카드사 유출 사태 등을 통해 마치 국민들은 '발가벗긴 상태'와 같았다"며 "이번 헌재의 불합치 결정으로 '다시 옷을 입혀주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행자부는 판결 직후 지난해 국회에 이미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이미 제출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변경위원회 구성 등 변경제도가 원활히 운영되도록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행자부가 국회에 제출한 개정안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해 생명·신체상 위해, 재산상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변경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변경이 가능하다. 행자부가 제출한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재 19대 국회의 임기가 내년 5월로 끝나는데, 이때까지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자동으로 폐기돼 재상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재운기자 jw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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