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사업화 유망 히든테크
(15·끝) 최재혁 조선대 교수팀 재난 방지용 안전도어 조립체
혁신적인 기술은 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뿐 아니라 세계 산업 구도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정부의 R&D 성과가 연구실을 벗어나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아직 사업화되지 못 했지만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유망기술을 미래창조과학부,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과 함께 선정해 소개한다.
강한 지진이 발생해 건물의 일부가 무너지거나 변형되면 인명 피해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상대적으로 지지력이 약한 창문이나 출입문이 변형돼 열리지 않을 경우 2차 피해 발생 우려가 있다.
조선대학교 건축공학과 최재혁 교수팀은 이같이 지진이 발생해 건물에 변형이 생겨도 건물 내 출입문을 원활하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든 '지진 재난 방지용 안전도어 조립체'를 개발하고 있다.
건물이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계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내진' 설계라고 한다면, '제진(seismic control)'은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효율적으로 분산해 건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이런 제진 설계를 활용해 건물의 벽이나 구조물에 설치되는 외부 프레임의 내부와, 문이 설치되는 도어 프레임 사이에 진동과 충격 흡수가 가능한 '댐퍼(완충기)'를 설치해 문틀의 변형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지진 등으로 외부 프레임이 변형됐을 경우 수평하중이 문틀 위쪽의 원형 댐퍼를 통해 상쇄되면서 문틀의 변형을 막아준다. 이렇게 문틀이 유지되면 문을 자유롭게 열고 닫을 수 있기 때문에 재난이 발생할 경우 퇴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내진 설계 구조물에는 물론이고 최근 늘고 있는 국내 지진활동에 대비한 제진 장치와, 대피·안전시설 관련 군용 장비로도 응용할 수 있다. 현재 연구팀은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의 연구성과사업화지원사업을 통해 기업에 기술이전을 해 사업화를 위한 추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재혁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 중인 댐퍼 제품은 고가의 부품을 이용하지 않고 강재를 시스템화해 조립하기 때문에 수입대체 효과가 있고 제작과 시공비가 저렴해 국제적 내진보강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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