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음란물 유통단속 한층 강화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512/20151217021034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음란물 유통단속 한층 강화해야")
오늘날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없는 정보가 존재할까. 요즘의 인터넷 속도를 광랜, 기가랜 등 광속인터넷이라고 부르듯이 우리 사회 또한 광속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무한한 공간의 인터넷이 오늘날 왜 음란물, 불법복제물, 인권침해적 게시물, 폭력물 등 쓰레기보다 더한 불법정보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일까.
근묵자흑이라는 말이 있다. 악은 원래부터 악이 아니라 악과 가까이 하다가 물들어서 악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존 로크의 인성론에 가까운 생각이다. 음란물은 보는 것이 죄가 아니라 이를 불법적으로 유통 확산시키는 행위가 죄다. 필자가 중고생이던 시절에는 학급의 누군가가 벗은 여자사진 한 장만 갖고 다녀도 친구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 때는 이런 사진을 보기만 해도 왠지 창피하고 부끄러웠고 마음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인터넷 환경은 어떠한가. 인터넷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유형의 성관계 동영상이 넘쳐나며 심지어 변태적 하드코어음란물이 수두룩하여 컴퓨터를 만질 줄만 알면 초등학생마저도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음란물은 더욱더 자극을 주기 위해 폭력적인 내용을 자연스레 추가하게 되고 폭력성의 정도 또한 단순폭행을 넘어 강간, 살인, 시체손상 등 끔찍한 악행을 내용으로 하기도 한다. 음란물은 인간의 본능과 관련 있는 콘텐츠라서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만 확산만큼은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우리 헌법에도 규정되어 있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는 지나친 욕망을 삼가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서로를 조심하며 예의로써 대할 때에 생성되는 것일진대 오늘날 인터넷은 그러한 우리의 전통적 도덕기반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수천 년 전 성경에 수록된 소돔과 고모라는 성적 문란과 도덕적 퇴폐가 극심해져 하나님에 의해 유황불심판을 받고 멸망된 도시다. 이는 실존했던 이야기로 보기는 어렵지만 오늘날 이러한 문란한 도시가 인터넷을 통하여 부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질만큼 인터넷은 온통 엔트로피, 즉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인터넷은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을 크게 변모시키고 있다. 한 20여 년 전만 해도 영화 속에서 흑인과 백인이 키스를 하거나 베드신을 하는 일은 금기에 가까웠지만 언제부터인가 흑백간에 키스하거나 베드신을 가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매우 자연스럽다. 영화가 불법복제를 통해 널리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하였다고 생각된다. 게이나 동성애문화의 확산도 비슷한 경로를 거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동성애 정보가 교류되면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켰고 실제로 그들의 문화는 세계 곳곳에서 소수문화로 인정받고 있다. 이른바 퀴어문화제가 각국에서 개최되는가 하면 동성혼을 허용하는 국가가 늘고 있고 미국 대통령이 동성혼을 허용하는 대법원 판결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도되는 시대가 되었다.
세상이 언제 이렇게 변해버렸는가 싶다. 인종차별 철폐나 소수문화의 허용은 시대가 변하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부득이한 현상이다. 하지만 불법적인 폭력음란물이 넘쳐나고 이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계속 늘어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행법상 음란물을 유통시키는 행위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설사 음란물이 범죄가 아니라도 이것이 개인적 쾌락을 넘어서 만일 사회적 쾌락으로 확산된다면 우리사회는 크게 병들고 말 것이다.
얼마전 정부에서 음란물 유통의 주범인 소라넷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소라넷이 생긴지 꽤 오래되었는데 여전히 운영되어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폐쇄되더라도 그 동안 폐쇄와 재운영을 반복해온 소라넷이 얼마후 여론이 잠잠해지면 또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무차별적인 외국발 하드코어음란물은 더욱 큰 문제이다.
우리 사회는 오늘날 윤리가 극도로 약화되어 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세월이 흐르면 현재의 정상과 비정상이 상당부분 뒤바뀔지도 모른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사회급변의 부작용으로 우리의 고유전통문화가 침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며 근본적으로는 우리 고유의 정신문화 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ㆍ사이버범죄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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