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내달부터 국내 시판 16개사 저감장치 조작 검사 … 국산차 업계 긴장
의도적 조작 여부 초점
의도적 조작 여부 초점
폭스바겐 경유차(디젤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태의 불똥이 국내 판매 중인 모든 디젤차로 옮겨붙었다. 수입차뿐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데다,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하기로 해 향후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 올 전망이다.
환경부는 26일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 디젤차를 판매 중인 모든 제작사로 조사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업체는 폭스바겐 파문으로 반사이익을 보기는커녕 오히려 '디젤 게이트'에 함께 휩쓸릴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조사 대상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와 아우디폭스바겐, BMW, 벤츠, 포르쉐,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푸조, FCA코리아, 포드, FMK, 닛산 등 수입차 업체 11곳을 포함한 16개사다.
환경부는 해당 회사들에 대해 내달부터 조사를 시작한다. 환경부의 추가조사는 폭스바겐처럼 의도적인 조작이 있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1개 차종을 조사하는데 1주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4월까지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여부를 확인 결과 불법이 드러나면 리콜 명령, 인증취소,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가 뒤따른다.
국토부는 이번에 환경부 조사결과에서 임의설정이 확인된 만큼 실험실과 도로주행에서 나온 배출가스 배출량 데이터를 넘겨받아 배출가스와 연비의 상관성을 먼저 분석하고 이후 연비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의 폭스바겐 차량을 보유한 고객들이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폭스바겐은 북미시장에서는 디젤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1000달러 상당의 보상금 지급을 결정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환경부 발표 이후에도 즉각적인 조치는 없는 상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 발표를 핑계로 보상안 및 대책 마련을 미뤄왔다.
보상 문제에 대해선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환경부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독일 본사에 현금 보상을 포함한 쿠폰 지급 방안을 요청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과 보상 시기는 모두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그룹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리콜 개시가 1월부터 시작되는 데다, 미국법인의 현금 보상 역시 정부 발표 이후 한달 여 뒤에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 발표에 대해 "환경부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를 존중하며 관련 법과 규정에 의거해 법적 절차와 요건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향후 리콜 절차와 관련한 모든 세부사항은 폭스바겐그룹 본사가 리콜 조치에 필요한 모든 기술적인 부분을 확정하고 발표하는 대로 구체적으로 결정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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