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TSMC와 ARM 기반 '뉴클런2' 시험생산중… 내년부터 독자 칩 개발 포부
LG전자가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전량을 의존하던 퀄컴에서 벗어나 인텔, TSMC와 손잡고 새로운 자체 모바일 AP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할 예정인 퀄컴 스냅드래곤 칩세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내년부터는 LG만의 독자 칩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현재 인텔의 14나노 공정과 TSMC의 16나노 공정을 활용해 ARM 기반의 64비트 모바일 AP인 '뉴클런2'를 시험 생산하고 있다. 뉴클런2는 ARM의 2.1㎓ A72 코어 4개와 1.5㎓ A53 코어 4개로 구성한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LG전자는 지난해 3년 만의 연구개발 끝에 28나노 공정 기반의 모바일 AP '뉴클런' 1세대를 개발해 이를 자사 중급형 스마트폰인 'G3 스크린'에 탑재했었다. 다만 성능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1년 앞서 양산한 '엑시노스5420'보다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하며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모바일 AP 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LG전자는 프리미엄 모델이 탑재 가능한 뉴클런2를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
LG전자가 이처럼 자체 개발 AP에 투자를 매진하는 이유는 삼성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쓰지 않겠다는 LG그룹 차원의 강력한 기조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LG 스마트폰의 100% 비중을 차지하던 퀄컴의 차세대 칩세트가 삼성전자가 생산을 맡은 시점에서 LG가 탈퀄컴을 선언한 것도 우연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LG전자와 함께 모바일 AP를 테스트하고 있는 두 기업이 삼성전자와 모바일 칩 시장에서 경쟁 관계를 이루는 두 기업이라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인텔의 경우 지난해 갤럭시S5부터 삼성전자의 강력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고성능 모뎀칩을 공급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뎀칩 비중을 늘리며 협력 관계가 약해졌다. TSMC는 애플용 AP 파운드리를 두고 수년간 삼성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LG전자가 최종적으로 인텔과 TSMC 중 어느 기업을 통해 초도 물량을 생산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인텔의 14나노 공정을 통과한 뉴클런2가 성능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지만, TSMC가 인텔보다 ARM 기반 칩세트 파운드리 노하우가 월등하다는 점을 감안해 더 빠른 시간에 안정화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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