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인 쌍끌이 매수에 코스피 2030선 넘어… 코스닥도 690선 탈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기를 펴지 못하던 국내 증시가 모처럼 만에 대외 호재를 만나 큰 폭으로 상승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26포인트(1.06%) 오른 2030.68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03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6일 이후 20여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를 이끈 것은 기관과 외국인이다. 기관이 1587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9거래일째 대규모 매수에 나섰고, 외국인은 68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도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며 14거래일 만에 690선을 탈환했다. 이날 외국인은 19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7일부터 8거래일째 순매수다. 기관은 8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동안 박스권 장세에 머물렀던 국내 증시가 동반 상승한 것은 대외 호재에 따른 것이다. 다음 주 발표될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주요 결정들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먼저 오는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에 기축통화의 지위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위안화의 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면 세계 경제에서 위안화와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국내 증시에 미칠 단기적인 영향은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통화정책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기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서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위안화 국제화를 통해 신흥국이 미국달러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고 있다. 지난 3월부터 1조1000억유로 규모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시행 중인 ECB는 현재 한 달에 600억유로인 채권매입규모를 800억∼900억유로로 확대하고, 매입대상을 국채에서 자산유동화증권 등으로 늘리며, -0.2%인 현 예치금리를 0.1%포인트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터키와 러시아 간의 위기국면이 완화되고 환율 변동성이 낮아진 것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다음 달 4일 미국의 11월 고용지표 발표 결과에 따라 미국 발 증시 타격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재개 여부를 숙고할 때 참고할 마지막 지표이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다음 달 2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을 한 뒤 3일에는 합동 국가경제위원회에 참석해 증언을 한다. 옐런 의장은 이때 12월에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연준의 메시지를 명확히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날 이틀 연속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반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9원 오른 달러당 1147.3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정기자 clicky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