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시장 뛰어든 카카오 ‘기대와 우려’

중개프로그램 개발 소수업체, 사실상 서비스사·기사 지배
불만 제기시 중개 막아… 카카오 서비스발 구조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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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이달 초 모바일 대리운전 서비스 사업(카카오드라이버)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국내 대리운전 시장에 카카오드라이버가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열악한 처우 문제 등 그간 왜곡된 시장을 카카오가 나서 바로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대리운전 기사들을 관리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카카오 진출에 '골목상권 침해'라는 반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대리운전 업체 수는 약 3800여 개에 달한다. 이들 업체에 소속된 소사장까지 포함하면 '대리운전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만 2만 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 수만 봤을 때 포화 시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사용하는 대리운전 호출(콜) 중개 프로그램 공급사(이하 프로그램사)는 5~6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 5~6개의 프로그램사를 중심으로 대리운전 시장에 피라미드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쉽게 말해 대리운전 서비스 업체와 대리운전 기사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5~6개 업체가 시장 구조의 가장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업체는 전국에서 쏟아지는 콜을 모아 각 지역에 위치한 대리운전 업체와 소속 기사들에 분배해준다. 대리운전 서비스 업체는 특정 프로그램사와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소속 대리기사는 먹이사슬 구조에서 가장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이 같은 피라미드 구조가 시장 왜곡 현상을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소수의 프로그램사에 의해 중개 업체와 기사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기사 처우 문제나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 구조 상단에 있는 프로그램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운전 업체와 기사에 압박을 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위 '록'(Lock)으로 불리는 제재가 그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사는 업체들과 기사들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업체에 호출을 늘리거나, 반대 목소리를 내는 기사들에겐 '록'을 걸어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 실제 이같은 시스템에 불만을 제기하는 기사에 '록'을 걸어 호출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게 대리운전 기사 측 주장이다.

기사들은 대리운전 중개 업계가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반대하는 배경에는 이들 프로그램사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의 진출은 곧 피라미드 구조상 가장 상단에 있는 프로그램 개발사들과 직접 경쟁을 의미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사들이 중개 업체를 압박해 반발기류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카카오가 내년에 시장에 프로그램을 공개하기까지 업계 반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중개 업계와 프로그램사 반발 속에도, 대리운전 기사들은 카카오가 새로운 시스템 개발사로 등장해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아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들 프로그램 개발사처럼 고객 또는 대리운전 서비스 업체와 대리기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대리운전협회 관계자는 "소수의 프로그램 개발사들 아래 수백 개의 대리운전 업체들이 연합을 이뤄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새로운 프로그램 회사로 등장할 경우 잘못 자리잡은 시장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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