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세` 입법화 첫걸음, 국가별 다른 조세조약 손질 `장기전` 가능성

과세근거 소득세법 등
개정안 통과 속도내야
'인터넷주권' 짚어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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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계 추세에 발맞춰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차단하는 '구글세' 도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조세 협정 변경, 각국 정보 교환 등 20여개 이상 국가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 작업이라 도입까진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역시 세부 법 개정 작업을 서두르는 한편,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인터넷 주권' 분야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기획재정부가 최근 20개 주요국가(G20) 정상회의에서 승인한 '다국적기업의 소득이전 통한 세원잠식 문제'(BEPS) 프로젝트의 세부 시행 방안을 발표하면서 업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대표적으로 언급한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은 국내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다.

◇이제 막 걸음마 뗀 '구글세'…다국적기업과 '줄다리기' 시작= 국내서 '구글세' 논의를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올해 초 국회를 중심으로 토론회가 한 번 열린 후, 공론화 장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BEPS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그 논의에 첫 발을 내디뎠다.

BEPS 역시 세계 주요 국가들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지만, 이 역시 이제 출발선에 선 상황이다. 지금까지 국가별로 엮여있던 조세 조약 등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하는데, 이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BEPS만 쳐다보기보다는 세부 준비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구글과 애플 등 국내서 수조 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는 기업에 대한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 기업이 제대로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거나, 편법을 사용할 경우 BEPS가 제대로 된 효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업계는 현재 구글코리아는 국내외 주요 법조 전문가를 10여 명 가량 확보했고, 추가 인원을 채용해 세금 관련 대응 논리를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구글코리아 인력이 300여명 정도도 되지 않는다는 걸 감안했을 때, 법 전문가만 10여 명이라는 건 상당한 수준"이라며 "실제 만나본 변호사나 전문가의 이력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법안 통과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법(소득세법)에선 세금을 물어야 하는 국내 원천소득에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항목이 없다. 현행법대로라면 구글과 애플이 국내서 애플리케이션을 팔아 벌어들이는 매출에 세금을 매길 근거가 없다. 지난해 12월 홍지만 의원(새누리당)이 발의한 법안은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을 원천소득 항목에 추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골자다. 또 이렇게 세금을 매기더라도 기업이 제대로 매출을 공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홍지만 의원실 관계자는 "기업 매출이나 현황의 공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도 앞으로는 외부 감사를 받거나 제대로 매출 규모를 공개하는 외부감사법 개정안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세'에 목맨 유럽… '인터넷 주권'도 되짚어봐야= 이번 '구글세' 통과를 가장 반기는 곳은 유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BEPS의 필요성을 적극 주장한 곳이 유럽이었다. 이유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점차 다국적 인터넷 기업이 유럽 내 장악력을 넓히며 '인터넷 주권'에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유럽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구글의 독과점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고, 검색 중립성 훼손과 관련해 불공정 행위를 제기하기도 했다. 유럽이 구글세에 적극적이었던 배경에는 새로운 세원 발굴도 있지만, '반(反) 구글' 속내가 담겨 있다.

그간 국내는 유럽과 달리 네이버, 카카오 등 자국 서비스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 주권' 논란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구글세를 기점으로 국내 역시 '인터넷 주권' 문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세계 인터넷 서비스가 검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뿐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등 그 영역이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서도 논란이 됐던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와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역시 다국적 기업이다.

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장은 "이미 유럽은 수 년 전부터 인터넷 주권을 얘기하고 있고, 최근에는 자국 서비스가 강하다는 중국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 역시 최근 다양하게 늘어나는 인터넷 서비스에 대항해 국내 기업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인터넷 주권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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