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CE가 50% 이상 추정… R&D·투자비용 큰폭 감소
SK하이닉스 1조8265억원 전년비 3200억↑사상최대
LG는 재고자산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1% 그쳐
SK하이닉스 1조8265억원 전년비 3200억↑사상최대
LG는 재고자산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1% 그쳐
금융위기 이후 6년여만의 수출 쇼크와 함께 한동안 승승장구하던 우리나라 대표 전자 기업들의 재고가 치솟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재고치를 기록했다.
재고자산이 모두 완제품 재고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최근 업계 상황과 실적 등을 고려해 볼 때 적지 않은 수준의 재고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사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말을 기준으로 22조8410억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은 전체 재고자산에서 완제품 재고량 비중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완제품 재고 자산의 50% 이상이 IM(IT·모바일)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스마트폰, TV 등을 비롯한 가전 시장 등 업황에 영향을 받아 점진적으로 재고자산이 상승해왔다"며 "세트 부문의 시장 상황이 지속해 악화하며 타격을 받았고 반도체 사업부에서는 모바일 D램 등 무선사업부용 재고량이 함께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치솟는 재고량에 삼성전자도 전사적으로 몸을 움츠리고 있다. 일단 대외 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올 3분기를 기준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3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18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연구개발비용 역시 지난해와 비교하면 3000억원 이상 줄어들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최대의 수출 기업 중 하나인 SK하이닉스 역시 재고자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1조82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00억원 가량 늘었다.
2013년의 경우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재고량이 큰 폭으로 줄며 다소 안정화 추세를 보였지만 이후 분기마다 재고량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LG전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조원대를 찍었던 재고자산은 지난 1년간의 감축 노력으로 5조원대로 줄였지만 대신 영업이익률이 크게 악화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LG전자는 연결기준 매출액 14조288억원을 내고도 영업이익은 2940억원에 그쳤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1%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고작 21원 손에 쥐는 셈이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중국 시장 내에 소비, 투자, 금융 등 모든 부문이 위축되면서 교역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건 교역의 '패러다임'마저도 달라지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납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일수록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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