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복지3.0` 정보시스템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11/20151116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복지3.0` 정보시스템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복지서비스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는 국민연금, 산재, 고용, 건강보험의 4대 사회보험제도와 기초생활보장 등 기본적인 틀을 만드는 복지1.0의 시대였다면, 그후 15년은 복지서비스의 양적 확대가 급격히 이루어지는 복지2.0의 시대다. 복지의 영역이 생계보장에서 보육, 노령연금, 학자금지원 등으로 넓어졌으며,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보편적 복지사업이 늘어나면서 대상자도 크게 확대됐다. 그 결과 지난 10년 사이에 복지예산은 두 배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122조90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총 예산의 31.8%에 해당한다. 2006년에는 여섯 개 부처 216개였던 중앙정부 복지사업은 현재 21개 부처 360개 사업으로 증가했다. 모든 부처가 앞 다투어 복지사업을 발굴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많은 복지예산을 쓰고 있지만 복지수요의 충족은 요원하다. 더구나 앞으로의 복지 환경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인구의 증가, 일자리 감소, 저성장경제의 고착 등으로 복지혜택을 필요로 하는 계층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복지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복지 서비스, 즉 복지3.0은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해야 할 것이다. 복지 혜택은 한번 만들어지면 되돌릴 수 없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신규 복지사업을 만들려면, 장기적 예산 확보 가능성, 현행 사업과의 중복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현행 사업간 유사·중복 문제는 심각하다. 사회보장위원회는 지자체 복지사업의 25% 이상이 중앙정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중앙부처 사이의 중복도 심각하다. 이를 조정하고 통합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복지 실현은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 생애주기맞춤형 복지, 상황에 따른 선택형 복지제도도 확충해야 한다. 또한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대상자를 찾아가는 선제적 복지를 펼침으로써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선진 복지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적확대보다는 질적향상으로 복지정책의 기조를 전환하고 사업의 최적화를 통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만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능화된 차세대 정보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사용 중인 '행복e음'이나 '범정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모든 복지서비스를 통합 지원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현행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최초 운영이 시작된 2010년 이후 담당하는 복지대상자는 4배, 복지사업 수는 3.6배, 복지예산은 2.7배로 증가했다. 타 기관과의 정보연계 정보시스템도 50개로 증가했고 일일 방문자수도 14만명으로 증가했다. 그 동안 복지서비스증대에 따른 잦은 시스템 변경으로 완성도가 낮고 효율이 떨어진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복지제도가 진화할 것이란 점을 용인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장치를 제공해야 한다. 정책 입안 과정에서 빅데이터 분석과 모의실험 등을 통해 제도의 효과를 검증하고 최적화 시키는 기능이 필요하다. 즉 새로운 복지제도 제안할 때는 각 연도 별 예산이 얼마가 소요되고, 국민 개개인의 수령 혜택은 어떻게 바뀌는지, 또 유사 및 중복 수령은 없는지 등등을 점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특히 국민 개개인에게 최적의 맞춤형 복지를 제안하려면 다양한 부처, 심지어는 민간에서 갖고 있는 데이터까지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기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찾아가는 복지를 위해서는 개개인이 처한 상황을 인식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안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8월부터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준비하기 위하여 기획(BPR/ISP)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금 사용 중인 시스템이 초기에 286억원으로 구축한 후 지난 6년간 1200억원 이상의 추가 구축비와 477억원의 유지보수비가 소요됐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새로 계획하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시작부터 넉넉한 스케일로 고도의 기능이 가능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하는데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물론 두 나라의 시스템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도 정보시스템의 업무의 범위도 넓히고 투자도 충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시스템은 정책의 반영물이기도 하지만 정책을 선도하기도 한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추진을 계기로 미래 복지정책의 방향에 대한 범 국민적인 논의도 함께 이뤄져 '복지3.0'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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