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기술은 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뿐 아니라 세계 산업 구도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정부의 R&D 성과가 연구실을 벗어나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아직 사업화되지 못 했지만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유망기술을 미래창조과학부,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과 함께 선정해 소개한다.
■ 2015 사업화 유망 히든테크
(10) 명지대 정욱진 교수팀 '귀금속 회수 시스템'
컴퓨터나 휴대폰과 같은 생활가전 폐기물이나 폐촉매 등 산업 폐기물 발생량이 급증하면서 이 안에 들어있는 금이나 은, 팔라듐, 리튬 같은 고부가가치 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금속자원은 첨단 산업의 소재 원료로 부가가치가 높아 회수과정을 통해 재활용할 경우 수입자원 대체효과가 매우 높다. 예를 들어 석탄재 용출액이나 산업폐수, 해수담수화 농축수, 도금 폐수 등 폐수에 들어있는 희소 금속인 리튬을 회수하면 리튬이온전지나 전기자동차 배터리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상업적으로 폐촉매나 폐가전제품으로부터 귀금속이나 팔라듐(Pd), 플래티넘(Pt), 라듐(Rh) 등을 추출·회수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국가적인 폐전자제품 재활용 시스템이 부족해 일부 금속자원만 회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지대 정욱진 교수(에너지융합공학과)팀은 '나노화이버 복합분리막'을 활용해 금속자원이 든 폐용출액에서 선택적으로 개별 금속을 회수해 고순도로 농축하는 '귀금속 회수용 나노화이버 복합담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쓰이는 귀금속 회수기술은 폐가전제품 등에서 귀금속을 회수하는 공정이 △전처리·분리선별 △건식·습식 공정을 통한 금속회수 △분리정제를 통한 고순도화의 3단계로 나뉜다. 그런데 폐가전제품 용출액에서 귀금속을 분리하는 공정에서 과다한 에너지가 소비된다. 또 인쇄회로기판(PCB)에서 귀금속을 회수하는 공정에 널리 쓰이는 '습식제련공정'은 귀금속 선택성이 낮아 추가 분리공정이 필요하다. 폐수에서 리튬을 회수할 때 사용하는 추출 및 분리막 기술은 강한 산이나 알카리를 사용해 환경오염과 높은 비용 문제가 있다.
정 교수팀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폐 PCB 용출액에서 고농도 구리나 아연, 니켈, 금, 은, 팔라듐 등을 선별적으로 분리하고 추가 분리공정이 필요 없는 귀금속 종류별 나노복합 흡착담체와 회수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귀금속이 포함된 용출액에서 각각 금, 은, 팔라듐에 대한 분리 선택성이 최대인 귀금속별 나노화이버 흡착담체를 활용해 선택적으로 개별 금속만을 회수하고 고순도로 농축하는 간단하고 설치가 쉬운 시스템이다. 현재 연구팀은 특허출원 이후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의 연구성과사업화지원사업을 통해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정욱진 교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해수담수화 농축수, 석탄재 용출액, 광산 폐기물, 폐전자제품, 도시 반도체 산업폐액 등에서 고부가가치 금속자원을 고효율·저에너지 방법으로 회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