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특허침해 소송, 특허권자도 모르게 판결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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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특허침해 소송, 특허권자도 모르게 판결난 사연
지난해 논란이 됐던 디지털에이징시스템과 네이버 라인 '타이머챗 '기능 비교 이미지 <디지털에이징시스템 제공>



네이버 메신저 라인이 '일반인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특허 보유자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어 그 판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메신저 라인이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에서 해당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며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송이 제기된 라인의 '타이머챗'은 메시지를 발송할 때 이용자가 사전에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고 설정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해당 메시지가 삭제되는 기능이다. 원고 측은 디지털 데이터에 소멸 시점을 지정하면 해당 시점이 만료된 이후 데이터가 사라지도록 하는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해왔다. 이후 지난 5일에 진행된 항소심 변론기일에 원고가 타이머챗 기능이 해당 특허를 침해하지 않음을 인정하며 항소를 취하함으로써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는 게 네이버 설명이다.

문제는 해당 특허 저작권자는 정작 이 같은 소송 진행 여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라인이 타이머챗 기능을 발표한 이후 특허권 침해 논란이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국내 대기업에 재직 중인 송명빈씨는 자신의 아내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이경아씨가 2013년 4월에 출원한 '파일 에이징 서비스 제공 방법' 을 네이버 라인이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소송할 뜻을 밝혔었다. 이 특허는 이용자가 정한 메시지 소멸 시점과 현재 시각을 계산해 일치할 경우 시스템 서버에서 메시지를 삭제하는 내용으로 라인의 타이머챗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게 송 씨 측 주장이었다. 특히 송 씨는 네이버 라인 측에 이 특허를 활용한 사업을 제안했다가 한 차례 거부한 뒤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이 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양측의 법정 공방이 예상됐다.

그러나 정작 송 씨는 네이버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7일 전화통화에서 송 씨는 "실제 소송에 갔을 경우 법정 싸움만 3년이 걸리고, 소송 비용도 억대가 넘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법무법인 쪽에서는 법정에 가면 승소 가능성이 99% 라고 얘기했지만, 시간과 비용 등 여건을 생각해 소송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 내렸었다"고 말했다.

송 씨의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이번 소송을 진행한 건 과거 송씨가 특허권을 임시 사용할 권한을 줬던 S모 회사다.

2013년 9월 경 송 씨는 지인으로부터 S사를 소개받았다. S사는 송 씨와 아내 이 씨가 보유한 특허를 이용해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특허를 사용할 권한을 요청했다. 자신들의 특허로 사업을 키워보겠다는 S사의 의지를 믿고 송 씨는 S사에 2013년 9월부터 1년간 이 특허를 대신 사용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전용실시권을 특허청에 등록해줬다. 그런데 S사가 특허권 사용과 관련해 초반 계약금을 지급한 후 중도금을 보내지 않았고, S사 대표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송 씨가 연락을 취하기 위해 S사에 대해 수소문한 결과, S사가 계약 당시 얘기했던 사무실은 임시 사무실이었고, 직원도 없는 회사였다. S사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송 씨는 이후 법무법인에 얘기해 2014년 2월 일자로 계약 해지에 관한 내용증명서를 보내고 S사와 계약을 끊었다.

그런데 그렇게 자취를 감췄던 S사가 지난 1년 간 송 씨의 특허를 빌미로 네이버와 소송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황당한 사연의 배경에는 S사가 실제 특허 소유권자인지에 대한 법원의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점이 컸다.

이미 송 씨가 2014년 2월, S사의 전용 실시권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증명을 보냈기 때문에 S사의 특허에 대한 권한이 전혀 없는 상황인데 법원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S사 소송 주장만 살폈던 것이다.

또 이 같은 소송 사실에 대해 법원 역시 이를 송 씨나 실제 특허 보유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의아하다는 게 송씨측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한 S사가 특허권자로부터 권한을 일임받았다고 얘기를 들었고, 이후 소송이 진행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송 씨는 "소송의 내용도 실제 지난해 침해 논란이 있었던 '파일에이징서비스 제공방법' 13항이 아닌, '디지털에이징시스템'특허로 진행한 것"이라며 "이는 S사와 네이버 둘의 문제일 뿐, 내가 보유한 특허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송씨가 주장하는 '파일에이징서비스 제공방법 13항'은 이용자가 정한 메시지 소멸 시점과 현재 시간을 계산해 일치할 경우 시스템 서버에서 메시지를 삭제하는 기술을 말한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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