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구글의 `격세지감`과 `약속`](http://contents.dt.co.kr/images/201511/2015110202101131746002[1].jpg "[현장리포트] 구글의 `격세지감`과 `약속`")
정확히 2년 만에 에릭 슈미트 구글 지주 회사인 알파벳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그런데 그는 아마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2년 만에 찾은 한국인들은 예전과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만남도, 대기업 오너들의 알현도 없었다. 정부 관계자나 국회의원과 만났지만, 홍보용 사진 한두 장을 위한 만남이었다. 2년 전 방한 때만 해도 그를 만나겠다고 대기업 대표들이 그의 호텔 방앞에서 장사진을 쳤다.
2년 동안 구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오히려 구글은 그때보다 성장했다. 지난해 시가총액 세계 3위에서 올해 2위로 올라섰고 세계 인터넷 업계에 신기술과 비전을 계속 제시하고 있다.
실적과 사업은 성장곡선이지만, 2년 전과의 큰 차이는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반(反) 구글' 감정이다. 그리고 이 '반 구글' 감정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세금 회피'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지금 미국을 제외한 세계 국가들은 구글뿐 아니라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2년 넘게 세계 주요 국가가 머리를 맞댔다. 논의의 핵심은 하나다. 자국에서 자국민들을 상대로 매출을 올렸다면, 정당하게 매출을 공개하고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그동안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 산업 곳곳에서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이 미국이라는 큰 보호막에 아래 숨어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미국은 침묵하고 있었을까.
당장 2주 후 G20 정상회담에서 다국적 기업에 정당한 세금을 물리는 일명 '구글세' 관련 최종 확정 회의가 열린다. 이미 지난달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 국 정상이 공조를 약속한 만큼 큰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과된다면 2년간 기다려온 국가들이 일제히 내년부터 법 개선 작업에 돌입할 것이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방한한 둘째 날 기자간담회에서 호기롭게 얘기했다. 세금은 응당 내는 것이라고. 또 이날 그는 한국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현장에서 봤을 때 구글이 얼마나 국내에 '상당한' 투자를 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이윤을 남기는 게 목적인 기업에게 투자를 강요할 순 없다. 큰 투자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일단, 세금 내겠다는 약속 먼저 지켜주길 바란다. 그게 구글이나 외국계 기업이 응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해야 하는 의무이자 가장 기본적인 투자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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