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한국, SW가 약한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1510/2015102902102351101001[1].jpg "[DT광장] 한국, SW가 약한 이유")
'우리는 소프트웨어(SW) 잘 하는데'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2011년 조사 기준으로 SW 국산화율을 보면 못하는 편에 속한다. SW 국산화율을 보면 스마트폰 15%, 자동차 5%, 조선 4% 등 참담할 정도다. 사람의 두뇌, 상품의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부분은 거의 외국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이 숫자들은 우리가 선진국 대비 많은 시간 일하면서도 왜 돈을 적게 벌고 있는지 아주 잘 설명해준다. 2002년 애플과 소니의 주식시장가치를 기준으로 현재와 비교해보면 애플은 100배 이상 올랐고, 소니는 4분의 1로 줄었다. 즉, 소니 대비 애플이 400배 이상 성장했고 애플은 시장가치 세계 1위가 됐다. 이 차이는 SW에서 기인했다.
중후장대한 장치산업은 거의 없지만 SW가 강한 이스라엘의 1인당 GDP는 3만6000달러로 우리보다 높다. 인도는 SW 강국으로 부상하며 급성장을 하고 있다. 두 나라의 많은 SW 기업들이 나스닥에 상장했고, 선진국의 SW 아웃소싱 파트너로서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우리가 SW를 못 하고 이스라엘, 인도 그리고 선진국들이 SW를 잘하는 이유는 영어다.
SW는 프로그램 언어로 만든다. 언어는 일찍 배울수록 유리하다. 다음은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램 언어인 C++(또는 Java)를 처음 배울 때 접하는 예제로서 실행시키면 화면에 'Hello, World' 라고 출력된다.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그냥 읽어 보기만 하자. #include
포함하라는 include, 사용하라는 using, 그리고 name, space, main, return 등 쉬운 영어 단어의 나열이다. 축약어로서도 iostream(input/output stream), std(standard), int(integer), cout(characters out), endl(end of line) 등 모두 영어다. 영어권 아이들은 프로그램 언어를 쉽게 사용하는 동시 논리적(SW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우리는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이 갖춰진 후에야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시점은 입시전쟁 때와 겹친다. 대학에 가서야 SW를 접하게 되니 영어권 아이들과의 승부는 이미 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 한글 프로그램 언어라도 만들어야 하는 걸까. 약 20여 년 전에 한베, 씨앗, 링크코볼 등의 시도가 있었으나 타깃을 잘 못 잡아 결국 사라졌다. 한글 프로그램 언어는 영어가 불편해서 프로그램 언어를 접하기 어려운 유치원생 또는 초등학생의 논리적인 사고를 돕는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언어는 소통이 목적이고 소통이 돼야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다. 논리로 무장하면 이후엔 어떤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해도 상관없다. 중장기적인 계획과 체계적인 접근을 통한 한글 프로그램 언어도 필요하다.
그러나 낮은 SW 경쟁력은 무엇으로 극복해야 할까. 언어의 특성상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포털과 같은 SW로는 선진국과 경쟁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스마트폰,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주력산업 안에 숨어있는 SW, 즉 임베디드 SW로 승부해야 한다. 임베디드 SW에서의 국산화율을 조금만 올려도 조 단위의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작년 4분기에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매출액은 비슷했지만, 세계 스마트폰 총 매출이익에서는 애플 93%, 삼성 9%로 10배나 차이가 났다. 같은 100만원 매출을 올렸다고 가정할 때 애플은 25만원, 삼성은 2만5천원을 번 셈이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는 상품에서의 SW 국산화율을 올려야 하며 그 답은 임베디드 SW에 있다.
이규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임베디드SW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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