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꼼짝마” 소리·움직임 감지해 줌업·경보… CCTV의 진화

소리나는 곳 '줌업'… 사건·사고 예방에 효과적
인물 비정상 움직임·특정물체 사라질때 경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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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꼼짝마” 소리·움직임 감지해 줌업·경보… CCTV의 진화
아이브스테크놀러지 배영훈 대표는 "이제 CCTV는 단순녹화장치에서 영상분석 기술을 통해 지능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유동일기자 eddieyou@

배영훈 아이브스테크놀러지 대표
얼마 전 '귀 달린 CCTV'가 화제가 됐다. 소리 나는 곳을 줌 업해 보는 CCTV다. 관제센터에서 현장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어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으로 기대되고 있다. 귀 달린 CCTV를 개발한 CCTV 영상분석기술 전문기업 배영훈 대표를 만났다. 배 대표는 한국첨단안전산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배 대표는 "이제 CCTV는 단순녹화장치에서 영상분석 기술을 통해 지능화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CCTV는 어떤 이벤트 이후나 사건 사고 사후 분석용이었다면 앞으로는 예방형으로 나아가야 하고 이번에 개발한 소리 감지 CCTV가 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리 감지 CCTV는 특히 모니터링 요원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한다. 보통 CCTV 관제센터는 모니터링 요원 1명이 여러 대 많게는 수십 대의 CCTV를 담당하는 실정이다. 통계에 따르면 2대의 카메라를 관제하는 요원도 전체 영상의 45%밖에 인식할 수 없다. 기계적 자동 감지 시스템으로 가야 하는데, 소리 감지 CCTV처럼 추가적인 기능과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전제돼야 한다. 소리로 감지한 현장 상황은 휴대전화로 바로 연결해 모바일 원격 관리가 가능하다."

아이브스테크놀러지는 소리 탐지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지능형 기술도 개발했다. 거리나 공원 등 공공장소의 범죄 방지용 뿐 아니라, 입출입자 관리 및 통계, 고속도로 차량 통행 관리, 전시회 입장객 집계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영상에 가상의 펜스(선)을 긋고 이 선을 넘는 물체를 집계하는 방식이다.

화재 경보용으로도 쓰인다. 불꽃의 특징과 연기도 감지한다. CCTV의 이채로운 기능 중에는 학교폭력이나 도난 감시 및 예방 기능도 있다. 배 대표는 "영상에 나타난 인물의 비상식적인 움직임(예를 들어 학생들이 싸울 때 격한 몸동작)을 파악해 경보를 울리거나 평소 영상에서 특정 물체가 사라지거나 등장하는 차이를 분석해 이상 경보를 보내는 기능도 있다. 이 기능은 공항이나 역 등 공중이 많이 몰리는 곳에 설치해 테러 예방을 하는 데도 유용하다. 심지어 승용차 안전벨트 착용 유무를 감지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안개나 황사로 인해 CCTV 감시 지역의 시야가 악화했을 경우도 아이브스테크놀러지의 영상분석 기술은 효력을 발휘한다. 안개와 황사를 걷어낸 것처럼 시인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보여준다. 이 기술을 보고 중국 충칭시 당국이 도입 문의를 해와 현재 논의 중이다. 최근 '귀 달린 CCTV'로 국내는 물론 중국의 방송과 미디어들이 잇따라 보도하면서 중국으로부터 기술 적용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배 대표는 "현재 CCTV 본체와 별도로 360도 소리 탐지부를 설치하는데, 이것을 본체와 일체형으로 만드는 과정이 남아있다. 디자인과 모델 개발은 끝났다. 대량생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브스테크놀로지의 CCTV 영상인식기술은 CCTV 의무 설치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어린이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 우려를 씻어줄 수도 있다. 배 대표는 "영상 마스킹 기술을 통해 화면 상의 특정인을 마스킹하거나 또는 전체를 마스킹하고 한 사람만 보이게 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영상 마스킹 기술은 얼마 전 한 업체의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적용됐으나 마스킹이 제대로 안 돼 시범 설치 시스템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따르므로 마스킹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아이브스테크놀러지의 다양한 CCTV 영상분석기술은 정부 지원이나 조달 측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조달품에 대해서는 요구되는 기술 스펙을 공지해야 하는데, 공정한 경쟁이라는 명분 아래 복수 이상의 기업이 상용화한 기술만이 스펙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단독 보유 기술은 유효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술 스펙으로 요구할 수 없게 돼 있다. 신기술 스펙은 내세우지 않고 기존 기술이나 기능만을 갖고 경쟁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다.

배 대표는 "어느 업체가 세상에 없는 신기술을 개발해 획기적 제품을 내놓아도 이는 정부 조달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며 "당연히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어 공공조달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담당 공무원이 소신을 갖고 신 기술 탑재 제품을 선택하면 유착관계 또는 부당 계약으로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되기 일쑤다. 신기술과 신제품이 대접받지 못하고 오히려 불이익을 씌우는 이 같은 불합리를 하루빨리 고치지 않으면 중소 벤처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갈수록 의욕을 잃을 것이다.

배 대표는 "아이브스테크놀로지는 CCTV에 관한 한 모든 기술을 보유했다고 자부한다. 10개의 CCTV 영상분석 기술을 특허등록하고 현재 8개를 출원 중이다. 지난 5년 동안 개발만 하다 보니 상품화에 신경을 덜 썼다. 앞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CCTV 영상분석기술을 해외로 적극 수출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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