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KPF·SOM서 핵심 기술·시장 독점
국토부, 2020년까지 설계·시공능력 개발
설계 경쟁력 갖춰 기술수출 활성화 모색
국토부, 2020년까지 설계·시공능력 개발
설계 경쟁력 갖춰 기술수출 활성화 모색
정부가 2020년까지 555m의 제2롯데월드, 305m의 동북아무역센터, 411m의 해운대 엘시티 같은 초고층빌딩 설계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핵심 기술 개발에 나선다.
26일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5년간 총 200억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설계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초고층빌딩 설계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건축법상 초고층빌딩은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 건축물이다. 현재 국내 초고층빌딩 가운데 가장 높은 건물은 작년 7월 준공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68층, 305m)다. 내년 12월에는 123층, 높이 555m의 국내 최고층빌딩인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고, 현대그룹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105층, 526m), 해운대 엘시티(411m, 101층) 등의 초고층건물들이 잇따라 들어선다. 이처럼 국내에도 100층이 넘는 초고층빌딩이 잇따라 세워져 해외 유명 마천루와 지붕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핵심인 설계 기술은 국내 업체가 아닌 미국 KPF(Korn Pederson Fox)와 SOM(Skidmore, Owings&Merrill)이 독점하고 있다.
현재 국내 최고층빌딩인 동북아무역센터와 앞으로 최고층 타이틀을 차지할 제2롯데월드를 비롯해 서초동 삼성타운, 푸르덴셜생명빌딩, 동부금융센터, 포스틸사옥 등을 KPF가 설계했다. 이 회사는 중국 상하이 국제금융센터(472m, 101층), 세계은행(WB) 본부, IBM 세계본부, USA투데이 본부 등 유명 건축물을 설계했다. SOM은 해운대 엘시티, 타워팰리스, 63빌딩, 아셈타워, GS강남타워,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등을 설계했다. 삼성물산이 시공한 세계 최고층빌딩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이밖에 강남교보빌딩(Mario Botta), 강남파이낸스빌딩(Kevin Rouche), 현대산업개발 본사, 해운대 아이파크(Daniel Libskind),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De Stefano & Partners) 등 이름 난 건물은 대부분 해외 업체가 설계했다. 또 현재 설계 공모를 진행 중인 현대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도 KPF와 SOM이 경쟁을 벌이고 있어 두 회사 중 한 곳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초고층빌딩과 주요 랜드마크 빌딩의 대부분을 해외 설계업체들이 설계하는 것은 세계시장에서 이미 설계능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층빌딩의 경우 높은 건물에서 가해지는 하중은 물론 지진, 화재, 강풍, 강우, 습도 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한데 이는 오랜 경험을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다. 건물의 구조나 설비 등 엔지니어링 부문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선 건축법상 엔지니어링업체가 아닌 건축사만 설계를 할 수 있다.
국토부는 2020년까지 세계 설계시장을 따라잡고 선도할 수 있는 설계 기술과 이와 동반된 시공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기업지원형 초고층빌딩 핵심기술 △해외진출형 초고층빌딩 핵심기술 △창의혁신형 초고층 실용화 기술 △초고층빌딩 글로벌 지원인프라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초고층, 대공간, 비정형 건축물의 골조와 외피를 컴퓨터로 최적 설계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첨단 센서를 이용해 건물에 가해지는 진동을 제어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또 적은 비용으로 빠른 시공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거푸집과 양중 기술도 개발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 초고층빌딩 설계능력은 해외보다 5∼6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 간격을 줄이는 최적의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 업체 대비 가격·비용 경쟁력에서 앞서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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