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식품 안전관리 사각지대 없애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510/20151022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식품 안전관리 사각지대 없애라")
TV를 보다가 혹은 길을 걷다가 맛난 저가음식을 발견하면 먹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인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주위의 말에도 불구하고 한번 먹어보면 맛이 그렇게 없는 편도 아니어서 가끔 이용하기도 한다. 얼마 전 유명한 먹을거리 고발프로그램을 보니 대형 채소시장에서 버려지는 채소쓰레기가 신선채소로 둔갑하여 저가식당으로 흘러들어간다는 내용을 접하고 크게 놀랐다. 심지어 그 저가식당이 TV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집임을 알았을 때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 앞으로 저가음식점을 접하게 되면 의심스러워서 과연 이용할 수 있을까 염려된다. 한편, 중고등학교 매점에서 판매되는 이른바 매점빵의 비위생적 제조 및 유통 과정을 알고서는 도저히 사먹을 수 없는 불량식품이 우리 아이들에게 판매되고 있음을 접하고는 악덕 사업자의 비양심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 특히 자신들은 매점빵을 절대 사먹지 않는다는 뻔뻔한 말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작은 이익 때문에 국민들에게 불량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악덕 사업자의 마음은 얼마나 더 사악해질 수 있는 것일까.
요즘 각 방송사는 길거리음식에서부터 건강식품에 이르기까지 맛집 소개라는 명목하에 경쟁하듯 다양한 음식을 방송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국민건강에 해로운 불량식품을 판매하는 수많은 악덕 식품업자들이 판을 치고 있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개월간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불량식품사범 총 558건을 적발하여 960명을 검거하였고 이중 혐의가 중한 18명을 구속했는데, 이 수치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검거인원은 감소했으나 구속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처럼 불량식품의 제조와 유통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므로 그 근절을 위한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박대통령 취임 일성 중에 시민들을 불안케 하는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공약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사회악은 바로 불량식품이다. 따라서 불량식품의 척결이야말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작업인 것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불량식품은 은밀한 곳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청소년과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경찰청은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학교급식 비리를 특별단속할 예정인데, 각 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불량식품 전문수사반'과 일선 경찰서의 '불량식품 상설 합동단속반'이 주축이 되어, 각종 급식계약과 관련된 교직원과 납품업자간 유착, 이권개입, 특혜제공, 식자재 납품 부풀리기 및 과다청구, 회계서류 조작을 통한 급식비 편취, 원산지 허위표시, 저질·비위생적 급식 제공 등을 주로 단속할 예정이다. 또한 급식과 관련된 만성적 부패 또한 불량식품의 원인이라고 보고 불량식품사범을 함께 척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행 최고 500만원인 부정·불량식품 신고보상금을 최고 5000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들이 즐겨 찾는 간식인 떡볶이, 계란, 순대의 위생을 확보하기 위해 그 위생상태 특별점검을 올해 연말까지 실시할 예정인데, 10월에는 떡볶이떡 제조업체, 11월에는 계란가공품 제조업체, 12월에는 순대 원료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점검 결과 고의적 위반행위로 적발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과 함께 형사고발 조치하며, 필요하면 제도개선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경찰청이나 식약처 등 관련기관이 불량식품 단속 및 학교급식 부패비리 척결에 나선 것은 급식비리로 인한 예산낭비를 막고 국민들이 먹는 식품의 품질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왜 올해 말까지만 특별단속하는 것일까. 불량식품이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할 수는 없는 것일까.
경찰청 관계자는 학교급식의 안전을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뿐 아니라 국민의 적극적 신고와 제보가 중요하므로 급식관련 불법행위를 목격하면 112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학교매점과 같은 폐쇄적 울타리 안에서의 불량식품 판매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제에 각급학교 매점에서 판매되는 불량식품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방위적 조사가 요구되며, 그 제조와 유통과정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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