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스 - 쏠리드 인수 확정
국내보다 동남아 공략 계획
충분한 자금 확보 등 과제
국내보다 동남아 공략 계획
충분한 자금 확보 등 과제
벼랑 끝에 몰렸던 팬택이 기적적으로 부활하면서 '제2막'을 열었다. 한국 벤처 신화였던 팬택이 또 다른 벤처 1세대인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며,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춰 또 한 번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6일 팬택 매각을 위한 관계인집회에서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가 확정됐다. 이로써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4개월만에 제 자리를 찾게 됐다.
지난 1991년 박병엽 창업주가 설립한 팬택은 무선호출기 사업을 시작으로 1997년부터 휴대전화 사업에 뛰어들면서 급성장했다. 자본금 4000만원, 직원 6명으로 시작해 한 때 삼성, LG에 이어 국내 3위 휴대전화 제조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격변하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 LG를 비롯해 해외 제조사들까지 국내에 진입하며 국가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팬택은 한계에 봉착하기 시작했다. 거대 공룡 기업들 사이에서 선방했던 팬택은 자본력의 한계로 결국 대기업에 밀렸다.
지문인식보안, 메탈 안테나 등 혁신기술을 대기업 보다 한발 짝 먼저 내놨지만, 결국 대기업과의 마케팅 전쟁에 밀렸다. 그 결과, 두 차례의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를 거쳐 결국 지난해 8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매각도 쉽지 않았다. 2014년 9월 진행된 첫 매각에서는 본입찰 응모기업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으면서 그대로 불발됐다. 올 1월에는 미국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팬택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이 역시 중간에 계약을 포기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이어 진행된 재 매각에서는 응모기업 3곳이 인수의향을 밝혔지만 3곳 모두 인수 부적격 판단을 받아 결국 지난 5월 팬택은 법정관리를 포기했다.파산 직전까지 갔던 팬택은 벤처 1세대인 정준 대표가 이끄는 옵티스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쏠리드 두 곳이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마침내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제2막을 열게 된 팬택의 미래는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국내와 인도'에 달려있다. 당장 팬택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 '컴백' 한다. 컨소시엄은 팬택 스마트폰의 대표 브랜드인 '베가' 상표권을 그대로 인수했다. IoT 기업으로의 변모도 시작된다. 컨소시엄은 IoT 사업을 주요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거대기업과 전면전 대신 앞선 통신 기술을 적용한 통신모뎀, 아이디어 제품 등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무대는 국내보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힘이 실린다. 인도네시아의 사업 거점을 삼고 있는 쏠리드의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의 모바일, IoT 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
과제도 만만치 않다. 당장 지속적인 운영자금을 확보해 '실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팬택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충분한 자금 확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극적으로 살아난 팬택은 앞으로 사업 모델 등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인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수 초기를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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