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진흥원 신고 93% '불법활용·제3자 제공 의심'
버려진 개인정보문서 사진 인터넷에 버젓이 올라
사업규모 영세 대리점·부동산 등 정보관리 '낙제'
버려진 개인정보문서 사진 인터넷에 버젓이 올라
사업규모 영세 대리점·부동산 등 정보관리 '낙제'
휴대폰 대리점이나 부동산의 개인정보 관리 실태가 여전히 낙제점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업 규모가 영세해 제대로 된 개인정보 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일 뿐만 아니라 당국의 규제 테두리에서도 벗어나 관리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15일 개인정보 관리 당국에 따르면 휴대폰 대리점이나 부동산 등이 내방 고객의 개인정보를 불법 공유하거나 암거래 한 것으로 의심되는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접수된 9만9611건의 개인정보 침해신고 중 △고지·명시한 범위를 넘어선 이용 또는 제3자 제공 △주민등록번호 등 타인 정보의 훼손·침해·도용 △신용 정보, 부동산 정보, 의료 정보 등의 침해 신고 건수가 총 9만2966건에 달했다. 전체 신고 건수의 93.3%가 정보수집자들의 용도 외 불법 활용이나 제3자 제공이 의심되고 있는 것이다. 해킹이나 악성코드 감염 등 기술적 이유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신고된 건수는 2560건에 불과했다.
특히 개인정보 불법공유가 성횡하고 있는 곳은 휴대폰 판매나 부동산 분야다. 개인정보보호협회의 불법텔레마케팅신고센터 관계자는 "최근 주요 제조사의 최신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보조금 등이 요동치고 단말기 교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불법 텔레마케팅도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용자들은 특히 휴대폰 대리점에서 상담을 받고 난 후 스팸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도용이나 침해에 대한 의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각각 대리점 영업전산을 통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뒤 대리점 내에서 종이문서를 없애고 태블릿PC를 활용하거나 본사 영업전산망에 접속할 때 '로그'를 남겨 대리점이 함부로 가입자 정보를 조회하거나 유출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리점이나 본사의 입김이 닿지 않는 판매점 등은 여전히 종이 문서를 활용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문서 파기나 정보 삭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한 모바일 커뮤니티에는 '거주 아파트 재활용 폐기장에 휴대폰 대리점이 갖다 버린 것으로 보이는 대량의 문서가 버려져 있었다'는 고발과 함께 사진이 게시되기도 했다. 게시자는 올린 글에서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와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적혀있는 가입서류 등이 대량으로 버려져 있었다"면서 "과거에 관리하던 종이를 한꺼번에 버린 것 같은데, 정보유출 사태가 벌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식으로 고객정보를 관리하는 것인지 화가 난다"고 밝혔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본사의 손이 닿지 않는 판매점의 경우 '고객관리' 명분으로 별도 엑셀파일에 고객정보를 기입해 둔 뒤 이를 불법 활용하는 등 의심 정황이 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본사가 판매점을 조사할 명분도 없고 관리할 수 있는 여력도 없어 사업주들에게 고객 정보보호에 대한 교육 등을 강화하는 간접 계도책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의 불법 개인정보공유 실태는 더 심각하다.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부동산에 방문했거나 계약을 한 경우 곧이어 이삿짐센터나 아파트 분양 안내 스팸 전화가 쏟아진다는 신고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지난 8월 전국 8만여 부동산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집중점검을 실시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공인중계사협회와 함께 자율 점검을 시행토록 하고 여기서 위반 사항이 많은 업체를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통해 부동산 사무소의 열악한 개인정보관리 실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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