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안 확산 '심리전' 경고
"사이버 수사 역량 강화 절실"
"사이버 수사 역량 강화 절실"
북한 소행으로 의심되는 사이버 위협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의 소행이라고 확신할 만한 증거가 없어 논란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13일 당국에 따르면 최근 지하철 서울메트로 서버가 해킹을 당해 수개월 동안 해커에게 장악됐던 사실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상반기에는 국내 주요 대형 병원의 전산망이 해킹을 당해 외부에 장악되고 민감한 의료 정보가 흘러나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밖에 한국수력원자력을 해킹했다고 자청한 협박법은 내부 자료를 온라인에 공개하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수사 당국은 이같은 대형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발표했다. 한수원 사태의 경우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냈고, 서울메트로와 주요 대형병원의 경우 공식 수사발표는 없었지만 수사 당국 내부자의 입을 통해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반면 북한은 이같은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매번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우리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다. 이번 서울메트로 해킹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자 북한 측은 자체 보도를 통해 '남측이 무조건 북한 탓으로 몰아가기를 한다', '불리한 정황만 나오면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은 채 사이버 북풍을 자체적으로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주장을 반박할 마땅한 증거를 수사 당국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여론은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는 북한에 대한 반감을 보이는 측과 정부나 수사 당국에 대한 깊은 불신으로 '자작극' 의심마저 쏟아내는 측으로 분열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열과 갈등이 직접적인 사이버 테러보다 더 심각한 '심리전'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 사이버안보 전문가는 "지난 한수원 사태 때도 실제 공격자가 유도한 것은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명확한 수사를 보여주지 못하는 당국에 대한 실망감 등을 총체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었다"면서 "공격 세력은 사이버 공격 자체를 통해 물리적 타격을 입히거나 기밀을 빼내가는 것 외에도 이러한 국론 분열, 갈등 조성을 통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러한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선 자체적인 사이버 수사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안보전문가는 "한수원 사태 때도 북한 소행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 증거가 있었고 해킹 코드의 유사성 등이 발견됐지만, 해킹 경로 추적과정에서 결정적 증거를 잡아야 할 중국 내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수사당국은 북한으로 '추정'한다는 결과밖에 내놓을 수 없었다"면서 "선진국이나 글로벌 보안업체의 경우 수년간 수집한 막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황증거만 갖고도 해킹 배후를 밝혀내는 등 사이버 수사 역량이 강력해 사이버 테러에 능동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13일 당국에 따르면 최근 지하철 서울메트로 서버가 해킹을 당해 수개월 동안 해커에게 장악됐던 사실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상반기에는 국내 주요 대형 병원의 전산망이 해킹을 당해 외부에 장악되고 민감한 의료 정보가 흘러나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밖에 한국수력원자력을 해킹했다고 자청한 협박법은 내부 자료를 온라인에 공개하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수사 당국은 이같은 대형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발표했다. 한수원 사태의 경우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냈고, 서울메트로와 주요 대형병원의 경우 공식 수사발표는 없었지만 수사 당국 내부자의 입을 통해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반면 북한은 이같은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매번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우리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다. 이번 서울메트로 해킹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자 북한 측은 자체 보도를 통해 '남측이 무조건 북한 탓으로 몰아가기를 한다', '불리한 정황만 나오면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은 채 사이버 북풍을 자체적으로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주장을 반박할 마땅한 증거를 수사 당국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여론은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는 북한에 대한 반감을 보이는 측과 정부나 수사 당국에 대한 깊은 불신으로 '자작극' 의심마저 쏟아내는 측으로 분열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열과 갈등이 직접적인 사이버 테러보다 더 심각한 '심리전'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 사이버안보 전문가는 "지난 한수원 사태 때도 실제 공격자가 유도한 것은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명확한 수사를 보여주지 못하는 당국에 대한 실망감 등을 총체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었다"면서 "공격 세력은 사이버 공격 자체를 통해 물리적 타격을 입히거나 기밀을 빼내가는 것 외에도 이러한 국론 분열, 갈등 조성을 통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러한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선 자체적인 사이버 수사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안보전문가는 "한수원 사태 때도 북한 소행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 증거가 있었고 해킹 코드의 유사성 등이 발견됐지만, 해킹 경로 추적과정에서 결정적 증거를 잡아야 할 중국 내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수사당국은 북한으로 '추정'한다는 결과밖에 내놓을 수 없었다"면서 "선진국이나 글로벌 보안업체의 경우 수년간 수집한 막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황증거만 갖고도 해킹 배후를 밝혀내는 등 사이버 수사 역량이 강력해 사이버 테러에 능동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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