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내년 하반기부터 18나노 양산 … 마이크론 20→16나노 고도화 계획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18나노 D램을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D램 미세공정의 한계치로 알려진 18나노 D램 이후 삼성과 SK하이닉스는 ASML에서 개발하고 있는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오는 2020년까지 10나노 중반, 10나노 초반급 등으로 공정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D램 시장 3위인 마이크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항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다. 마이크론은 초고속 D램을 양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 히로시마공장에 1년간 1000억엔(약 9697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이 공장에서 기존 20나노보다 생산성이 20~30% 높은 16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을 양산할 계획을 밝히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긴장케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마이크론의 16나노 공정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기존 20나노대 공정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D램 생산 과정에서 유전막을 기존 분자구조보다 더 촘촘한 원자구조의 물질을 사용하기 위한 설계 변화가 필요한데 마이크론의 경우 아직 해당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16나노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한 대에 1000억원을 호가하는 EUV 장비가 필요하지만 1000억엔 규모의 투자로는 이 또한 쉽지 않다. ASML이 연간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EUV 장비는 7~8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 로드맵 상 내년 하반기부터 18나노 D램 진입을 예정하고 있다. 내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순차로 18나노, 15나노, 10나노 등 D램 선폭을 미세화하는 것이 목표다. '개량형 이중 포토 노광 기술'을 개선한 18나노 공정을 끝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기술 도입이 유력하다. 다만 EUV 상용화가 늦춰질 경우 과거 25나노 이후 추가 미세화가 어려웠던 2012년과 마찬가지로 정체기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D램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도 최근 D램 미세공정을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25나노에서 2년 가까이 멈춰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20나노 진입에 성공했고, 내년 상반기 중에 18나노 D램을 개발한 이후 이르면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나노급 D램 부문에서는 경쟁 업체들과 최소 1년 이상의 차이를 유지해왔지만 10나노급에서는 새로운 경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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