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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ICT분야 `ODA 생태계` 필요하다

한국 이제 원조 공여국으로 ICT분야 선도자 역할 감당
원활한 민관협력 있어야 글로벌 경쟁력 가능해져
구심점 되는 조직도 정비 신시장 창출과 확장 기대 

입력: 2015-10-11 18:38
[2015년 10월 12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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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ICT분야 `ODA 생태계` 필요하다
김승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본부장

20세기 초 국권을 빼앗기고 독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6·25 전쟁을 겪은 대한민국은 1950년대 전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외국의 원조가 가장 절실한 국가였다. 한국전쟁 직후 우리나라는 미국 잉여 농산물 지원법(U.S. Public Law 480)에 따라 우유와 옥수수, 치즈, 설탕 등을 비롯한 거의 모든 식량을 외국의 원조로만 해결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다양한 국제구호개발 NGO로부터 지원을 받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눈부신 경제발전과 함께 우리나라의 위상도 바뀌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2009년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인 DAC에 가입해 OECD 출범 이후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신분이 바뀐 유일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원조 공여국으로 신분이 바뀐 뒤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더 늦지 않게 이제는 우리 나름대로의 건전한 공적개발원조(ODA)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국제 공적개발원조 생태계는 지정학적으로 세계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과 비슷하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 그리고 최근 막대한 물량공세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경쟁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동안 ICT분야 ODA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됐으나, 그 유형이 초청연수 및 정책자문 등으로 획일화돼 다양한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웠다. 또한 민·관의 역량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 저개발국가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해왔으나 보여주기 식의 원조가 주를 이루었다고 판단된다.

명실상부한 원조 공여국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이제는 과거방식의 답습은 지양해야 한다. 인프라가 갖춰진 선발주자 일본과 막대한 물량공세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볼 때, ICT 분야는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산업군이라고 판단된다. 노동집약적인 산업분야에서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당해 낼 수 없고, 다른 산업군도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ICT분야는 우리나라가 선도자(First Mover)로서의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볼만하다고 본다.

최근 ICT 산업은 ICT융합에 의한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으로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다. FTA 확대,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 등 시장 및 기업 환경도 급속도로 변화 중에 있다. 유선중심, 폐쇄형 플랫폼, 대기업중심의 수직계열화, WTO주도하의 지역경제권 등의 ICT 정보화시대는 이제 과거의 것이 됐고, 이제는 컨버전스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중심, 개방형 플랫폼, 대중소 상생협력의 수평적 생태계, FTA, G20 등 해외진출 기회 확대 등으로 바뀌었다. WTO(세계무역기구) 주도하의 권역별 경제사회에서는 단품·개별기업·소규모의 해외진출 방식이 가능했으나, 글로벌 경제사회에서는 패키지·연합체·대규모 프로젝트 형태의 해외 진출 지원의 필요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소기업 단독으로 해외진출은 더욱 어려워져 해외진출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된다. 해외의 성능테스트(BMT 등)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제안서가 높게 평가됐음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된다. 다른 국가에서는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측은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해외 시장 주도권을 위해 정부, 민간기업, 협·단체 등이 협력하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이 해외 진출할 경우에는 기업 간, 기업-정부 간 정보공유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국가적으로 추진되는 해외 프로젝트인 경우, 협·단체 및 정부 차원에서 총력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원조 공여국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민관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개도국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실질적인 로드맵 구축으로 실용적인 전략을 수립,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요구된다. 예컨대 정부가 S/W, 스마트앱, 통신분야 등 국내 ICT 분야의 해외 전시회 및 아시아지역 스마트앱 관련 비즈니스 행사와 연계해 민간부문의 실질적인 해외진출이 성사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있겠다.



둘째, 구심점이 되는 조직이 필요하다. 개도국의 공적개발원조 수요 변화, 프로젝트 입찰 방식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과 함께 전략적인 해외협력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ODA, 해외 비즈니스 전시회 등 국내 ICT 기업의 수출판로 개척 지원을 위해서는 구심점이 되는 조직을 중심으로 지리적·문화적 거점국가(HUB)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전 방위적으로 해외진출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입찰정보, 서류작성, 국가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타당성 조사(F/S) 작성단계에서 장점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차별화된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현재 문제시 되고 있는 행사 중심의 국제협력사업을 실질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수준에 맞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초보 중소기업이나 해외진출 경험이 많은 기업이나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 초보 중소기업의 경우 단순 참관단에 그치게 되어 긍정적인 비즈니스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없게 되고 만다. 또한 참가업체 선정도 공급자 입장의 국내기준에 맞출 것이 아니라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선정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넷째, 대중소 상생협력이 요구된다. 해외진출과 관련하여 국내 중소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다른 나라 기업이 아닌 국내 대기업이 되고 있다. 자국 내 경쟁이 아닌 상호협력을 통한 발전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이 개도국 및 후진국 등에 진출하는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신 시장을 창출하고 활동영역이 국제무대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김승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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