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영 칼럼] 정부3.0 전략수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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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칼럼] 정부3.0 전략수정 필요하다
심화영 IT정보화부 차장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한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덕수궁이나 한 번 가볼까 싶어 티켓을 끊는다. 덕수궁 입장권 상단에는 '정부3.0'이 등장한다. 이처럼 여기저기 나오는 구호인 정부3.0은 뭘까. 정부는 올 가을 정부3.0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 정부3.0은 정부1.0과 2.0에 이은 개념이다. 정부1.0은 정부가 일방향으로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1997년부터 국가정보화 계획을 추진하고 전자정부 서비스를 추진해 대민 행정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정착시켰다. 민원서류의 온라인 발급이나 구비 서류 축소, 행정 생산성 향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어 정부2.0은 '웹2.0'처럼 양방향으로 정부 중심의 의사 결정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확산시켰다. 정부3.0은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 민간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는 플랫폼 정부를 지향한다. 민간의 창의성이 커지는 혁신 생태계 조성이 골자다. 국가보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에 초점을 둔 확장된 민주성이 핵심 가치다. 행정자치부는 국정1기 정부3.0 성과로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 운전면허 간소화, 공공데이터 개방을 꼽았다.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란 자치단체에 사망신고시 사망자 재산조회를 통합 신청할 수 있도록 해 번거로운 재산확인을 한 번에 할 수 있게 한 획기적인 서비스다.

그러나 정부3.0의 화려한 비전과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평가는 박하다. 정부3.0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박근혜정부=정부3.0'이라는 공식 아래 정부3.0은 무조건 성공해야되는 가치로 삼고 보여주기식 정책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국감에선 정부3.0의 핵심 요소인 공공데이터 개방에 대해 알맹이 없는 저품질 정보가 난립한다는 말이 나왔다. 한 의원은 "정보공개시스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자부가 짧은 사업 기간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탓에 부실 포털 운영에 오류투성이"라고 주장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한 정부3.0에 대한 주입식 홍보는 긍정의 효과보다는 피로도를 가중시킨다. 그렇다면 전략수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성과를 알리기보다는 스스로 부족한 점들을 찾아내야 한다. 일례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데이터포털'에 올라온 정보는 교육, 국토관리, 공공행정 등 분야별로 개별적인 현황 파악은 가능하지만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선 대부분 재가공이 필요한 상태다. 소프트웨어(SW)업계에선 데이터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 주요 부처와 공공기관, 학계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를 표준에 맞춰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말 좋은 정책이라면 수단이지 목적이 돼선 안된다. 한국의 공공데이터 개방은 36대 개방 분야 중 이제 2개만 개방한 초기 단계다. 필요한 것은 점진적이더라도 공무원과 국민이 정부3.0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의식개혁이다. 한 환경미화원이 청소를 하고 있다. 한 부모는 자신의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해야 저런 사람 안된다"고 교육한다. 또 다른 부모는 "공부 열심히 해라. 그래서 저런 분들도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라"고 말한다. 이 단순한 이야기는 한편으론 선진국과 후진국의 의식 차이를 보여준다. 무엇이 선진국이고 후진국인가에 대한 기준은 많지만 국가의 혜택이 국민 개개인에 고루 돌아가는 가와, 개방과 공유와 협업을 받아들이는 공무원의 의식이 선진국의 척도를 나타낸다.

정부3.0을 추진하는 것은 지식정보사회로 전환함에 따라 정부와 국민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3.0은 초일류 선진국이 되기 위한 경제력 향상을 넘어선 다음 단계다. 국민의 불편한 점도 국가가 나서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수막과 지자체를 동원한 행사보다는 실속 있는 국민서비스의 질적 확대라는 정공법으로 국정과제 성공의 승부를 걸어야 한다.

심화영 IT정보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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