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포스코·한국타이어 등 약 4조원 규모 투입
인구·경제성장률 높아 중국시장 대안 생산기지 주목
인구·경제성장률 높아 중국시장 대안 생산기지 주목
인도네시아에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타이어 등 한국 대기업들이 올해 생산시설 관련 총 33억6000만달러(한화 약 4조원) 규모 투자를 집행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11억200만달러)보다 3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현지 휴대폰 공장 확대를 추진하는 삼성전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은 올해 한국 기업의 대 인도네시아 투자실현액을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33억6000만달러로 전망했다. 프랭키 시바라니 투자청장은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 타이어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역사가 길고 현지 환경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5000만명을 보유, 세계 네 번째 인구 대국이다. 최근 5년간 5%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고도성장 국가다. 각국 시장조사기관이 해외사업을 하기에 유리한 국가로 첫손에 꼽는 나라이기도 하다. 총생산액 규모로도 이미 한국을 바짝 추격했다. 컨설팅 회사 PWC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2050년에는 세계 4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인건비가 계속 치솟고 있는 한국, 중국 생산기지의 대안으로 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이다. 생산비용 절감과 함께 떠오르는 신흥 시장에서 입지 구축에 성공할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월 150만대 수준의 휴대폰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구축해왔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휴대폰을 생산해왔는데,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3억대 규모였다.
삼성전자가 인도네시아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것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규정 탓도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현지에서 판매하는 4G 스마트폰에 자국 부품을 40%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며 삼성의 휴대폰 관련 부품 생산설비 확대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 짓기로 한 120억달러(한화 약13조원) 규모 제철소 건설 계획을 잠정 보류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추가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는 2005년 인도 오디샤 주에 연간 1200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립하기로 인도 연방 정부와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환경 훼손을 우려한 NGO 단체와 주민들 반대, 광권 확보 분쟁으로 10년 동안 제철소 착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업체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투자를 통해 1단계 공장을 완공한 포스코는 현재 2차 투자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지난해 해외투자만 1348억을 집행한 한국타이어 역시 인도네시아 생산법인의 생산 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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