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트래픽 폭증따라 네트워크 관리에 한계
미래 스마트 혁명에서 인터넷 망 고도화는 필수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인터넷 고도화 필요한 때
미래 스마트 혁명에서 인터넷 망 고도화는 필수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인터넷 고도화 필요한 때
![[시론] `인터넷 환경 고도화`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9/2015092502102351607002[1].jpg "[시론] `인터넷 환경 고도화` 시급하다")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 안식년을 얻어 버클리 대학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다. 베이 지역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스탠퍼드와 버클리 대학이 실리콘 밸리에 창의적 인재를 끊임없이 공급하고 있다. 해마다 유입되는 우수 인재들은 실리콘 밸리를 발전해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고, 산학협력을 통해 IT 생태계를 선순환시키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기술혁신의 상징이 되고 있는 실리콘 밸리는 높은 연봉, 삶의 질, 천혜의 기후, 최고의 노동 환경 등의 매력적인 조건으로 전 세계의 IT 인재를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고 그 인재들은 혁신의 메카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실리콘 밸리가 인터넷에 대해서는 후진국 수준인 것 같다.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에 익숙해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 인터넷의 품질, 속도, 서비스에 큰 실망을 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 속도가 OECD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국이지만, 그래도 이 곳 실리콘 밸리 만큼은 다르리라는 기대는 큰 오산이다. 한국이 차세대 네트워크로 기가인터넷을 깔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한다.
인터넷을 처음 신청하려고 업체에 연락을 하면 최소 10일 후에 약속을 잡을 수 있다. 어렵게 설치한 인터넷은 속도가 한국과 비교해 현저히 느린 것은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라 그렇다 치더라도 이용 도중 자주 끊김 현상과 지연율(latency)이 높아 매우 불편하다. 인터넷 사용이 불편해 업체에 서비스를 요청하면 한국처럼 바로 연결이 되는 것이 아닌 전화로 대기시간을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콜센터 직원은 대부분 인도 등의 해외 아웃소싱 직원으로 액센트가 강한 영어로 대화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한국처럼 무상으로 기술자가 당일 방문해 친절히 점검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술자방문에 추가 돈을 지불해야 한다. 기술자 방문 시간도 예를 들어 1시부터 4시 사이에 방문예정이라고 통보한다. 이런 인터넷 서비스를 한국보다 2배 이상의 요금을 지불하고 사용하고 있다. 구내나 공공도서관, 공공장소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속도나 품질은 한국과 비교해 수준 이하다. 도서관 같은 일정공간에서 이용자가 폭증하면 속도가 저하되어 정상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미국 연방정부도 이러한 인터넷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차세대 네트워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의 네트워크 IT R&D를 통해 차세대 혁신의 핵심이 될 IT 주요 8개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고 스마트 파이프(Smart Pipe) 등의 비전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또한 FCC의 브로드밴드 고도화 정책과 구글의 기가인터넷 사업 진출로 인터넷 환경이 나아지길 기대되고 있다.
향후 사물인터넷이나 빅데이터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미래 스마트 혁명의 과정에서 인터넷 망고도화는 필수다. 데이터 트래픽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인터넷, 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증가할 스마트 미디어 사용의 증가와 품질보장을 위해서는 인터넷망의 고도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하드웨어 기술적 망과 더불어 이용자가 이용하기 편한 인터넷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망고도화에서 고도화의 의미는 기술적으로 교환망, 전송망, 케이블, 위성통신망, 가입자망 등에서 고속화, 디지털화, 지능화, 멀티미디어화 등의 변화를 의미한 동시에 정책적으로는 기술적인 고도화와 서비스 관점의 편리성과 다양한 융합서비스 같이 고급의 서비스가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공급되는 것까지 포함한다. 즉 인터넷망의 기술적 고도화를 넘어선 인터넷 환경의 고도화가 병행되는 것이다. 서비스의 고도화, 사용자 환경개선을 통하여 시스템 활용의 편의성 증대가 궁극적 목적이어야 한다. 빠르고 튼튼한 네트워크 뿐 만이 아니라 정보보안이나 해킹위험 등에서 자유롭고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사용자 측면의 편의성이 중요하다. 고도 인터넷 환경은 인간 생활에 편리함과 합리성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생태계여야 한다.
인터넷, 오픈 소스, 웹을 실질적으로 탄생시킨 버클리 대학과 실리콘 밸리가 인터넷 고도화 과정에서 후발주자로 남아있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벤처기업이나 창업가가 창업하기 좋은 비즈니스망으로서의 인터넷보다는 이용자가 사용하기 편리한 생활플랫폼으로서의 인터넷 환경 고도화가 이루어지기 기대한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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