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산업 발전의 핵심은 '융합'에 있고, 이를 활성화하려면 정부와 산업계 내부의 '벽'부터 허물어야 한다."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디지털타임스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생명산업 새 프레임 열어라-종자부터 신약, 스마트헬스까지'를 주제로 개최한 '2015 바이오 융합테크 콘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융합 생태계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바이오시장은 2024년 약 3000조원에 달할 전망으로, IT에 이어 한국 경제를 살릴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IT, 나노기술, 문화기술 등과 융합해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를 탄생시키고, 질병, 에너지, 환경, 식량 등 문제를 해결해 인류 삶의 양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연구 역량과 ICT 인프라, 높은 의료수준 등 우수한 생명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연구와 산업 영역의 선순환 구조가 미흡하고, 정부 지원이 부처별로 제각각이라는 한계가 있다.
오태광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기술융합을 바탕으로 의료, 농업, 식품, 뷰티를 비롯한 신 융합산업을 성장시키고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가 바이오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정부와 지자체, 대학·병원·기업이 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경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국가 전체 R&D 투자에서 생명사업 분야를 묶는 분류체계가 없어 정확한 투자 액수도 집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복되거나 비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선 이사장은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인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나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 사례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생명·의료 전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병석 CJ브리딩 대표는 "현재 생명산업 R&D와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배분·조정하는 기능만 있고 산업 전반에 걸친 전략을 세우고 조정하는 역할이 없다"며 "특히 BT와 IT 융합을 조정하는 기능이 없는데, 경쟁력 있는 기술 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생태계를 만드는 공공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024년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이 반도체·화학제품·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산업 시장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기술 개발부터 글로벌 임상, 생산, 수출까지 전주기에 걸쳐 범부처 차원에서 지원하는 '바이오헬스 미래 신산업 육성전략'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아직 시장에 지배적인 기술이 없는 '태동기' 바이오 산업에 도전해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먹거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권석민 미래창조과학부 생명기술과장은 "정부는 민간과 파트너십을 이루기 위해 어떤 정책과 플랫폼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관련 부처들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공동 과제나 이슈를 모아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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