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재난로봇` 상용화 서두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509/201509140215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재난로봇` 상용화 서두르자")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두 가지 소식이 최근에 있었다. 하나는 해킹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DEFCOR 대회에서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승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난로봇 대회에서 한국이 일본 미국 등 우승후보를 물리치고 1등을 한 일이다. 우리가 이 소식에 흥분하는 것은, 이 기술이 미래 산업을 이끌 인프라 기술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내에는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운전하는 '무인자동차'가 자동차 산업의 주류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무인자동차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이다. 세계 각국은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인자동차 시대의 도래에 가장 큰 암초는 해킹이다. 원격으로 운전대나 브레이크를 해킹 조작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해킹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무인자동차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번 DEFCOR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의 미래, 나아가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IoT 기반의 초연결사회'의 비전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해킹산업의 선진국인 이스라엘에서 작년 한 해에 해킹대응 소프트웨어로 50억 달러가 넘는 수출실적을 올렸고 이를 뒷받침하는 벤처 기업 수만 3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거대한 해킹 산업 시장이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 대회 우승으로, 우리도 이 시장에 뛰어들 준비가 된 것이다.
해킹대회 우승과 함께 축하해 주어야 할 일이 재난로봇 대회 우승이다. 대회 직전까지 거의 모든 매스컴은 일본의 우승을 점쳤다고 한다. 이 같은 예상을 뒤집고, 한국이 우승하자 일본열도는 패닉에 빠졌고, 미국 등 로봇 선진국도 한국의 우승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고 한다. 재난로봇대회에서 진 일본이 패닉에 빠진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때에 거의 기능을 못했던 일본로봇의 실상을 이번에 전 세계에 보여줬고, 한국의 위상을 각인시켜줬기 때문이다.
재난분야에서의 로봇 이용은 인간이 싫어하는 3D업종 전체로 이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한국형 로봇이 활동할 거대 시장이 존재한다는 말이 된다. 특히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원전해체산업도 재난로봇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번의 쾌거는 한국이 재난산업분야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해킹대회와 재난로봇 대회의 우승이 더 의미를 갖는 것은 이것이 개인, 대학 그리고 벤처기업 등이 자발적 협동적으로 힘을 모아 이루어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참가팀들의 자발적 노력과 탐구정신은 높이 살만하다. 이들을 통하여 다시 살아나고 있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정신 (Can-Do Spirit)'에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창조와 혁신은 연구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하는 분위기에서 만들어진다. 자발적으로 이룩한 이들의 성과가 시들지 않고, 자라서 거목이 되고 숲이 되도록 정부는 지원해 줘야 한다.
정부는 무인자동차 시대의 도래가 가져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에 대한 연구와 대비를 지금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분야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와 부처간 칸막이를 제거해줘야 한다. 정부3.0 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협업 맵'을 만들고, 모든 부처가 협력하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확실한 미래 예측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우리가 승기를 잡은 해킹분야와 재난로봇 분야를 시작으로 새로운 미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만들어 갈 때다.
안문석 지식DB포럼 의장,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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