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차별 방지 목적 초반 혼란 잦아들고
통신시장 정상화 추세 투명한 보조금 지급
과도한 경쟁 점차 사라져 서비스 품질 위주 경쟁 기대
통신시장 정상화 추세 투명한 보조금 지급
과도한 경쟁 점차 사라져 서비스 품질 위주 경쟁 기대
![[시론] 단통법 1년, `투명성` 자리잡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9/2015091002102351607002[1].jpg "[시론] 단통법 1년, `투명성` 자리잡았다")
단통법이 도입 된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가고 있다. 단통법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약칭으로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법의 제정 목적은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불공평하게 지급하여 고객들이 차별 받는 것을 방지하고 단말기 유통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제정됐다.
단통법이 도입되기 전 우리나라 이동통신 단말 유통시장은 혼란의 극치였다. 온갖 불법, 편법적인 방법이 총동원됐다. 단말기 구입 장소와 시기에 따라 2~3배의 가격 차이가 나기도 했다.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집중 투입되기도 했다. 미리 정보를 입수한 구매자들이 새벽부터 휴대폰 판매점 앞에서 수백m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판매사와 소수 관심 소비자만 이득을 얻고 대부분의 이용자는 손해를 보는 불공평 환경에 방치된 상황이었다. 고객이 호갱과 고객으로 분류되었고, 단말기 보조금을 미끼로 고가단말기 구매를 유도하고 불필요하게 짧게 쓰고 단말기를 교체하도록 했으며,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여 국민가계통신비 부담을 가중시켰다. 단말기 유통대리점과 위탁 판매점의 숫자가 편의점 보다 많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단통법의 주요 내용은 보조금의 차별 지급을 금지시켰다.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 유형에 상관없이 보조금이 동일하게 됐다. 가입기간이나 요금제에 따라 달라지는 보조금이 동일해지고, 특정 거주 지역이나 나이에 따라 할인해주는 것이 없어지게 되었다. 27만원이던 보조금 상한액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해서 고시하도록 했다. 이통사는 단말기별 출고가, 보조금, 판매가를 홈페이지와 판매점에 공시하도록 했다. 판매점은 이통사 보조금의 15% 내에서 추가 보조금의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통사나 제조사, 판매점이 단통법을 어긴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벌칙 조항도 마련했다.
이렇게 단통법이 시행되었는데 초기에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특히 법 시행 후 1달이 경과된 지난해 10월 말 '아이폰6 대란'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단통법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단통법은 단지 이통사만을 위한 법이란 조롱을 받으며 폐지 논란까지 불거지기도 했으나 이제는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단통법 시행 초기 얼어붙었던 통신시장은 단통법 이전 수준으로 거래량을 상당 부분 회복했으며, 불법 보조금은 단말기 유통시장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번호 이동 가입자의 숫자가 과거에 비해 30% 정도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 수단으로 보조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번호 이동이 많았으나 지금은 이통사를 변경하지 않고 스마트폰 기기만을 변경하는 가입자가 더 많다고 한다. 이통사 보조금 지급이 투명해진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시행전에는 전국의 이동통신 유통 판매점이 3만개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절반 수준으로 숫자가 줄었다고 한다. 시장이 너무 침체됐다고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나 이제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고 본다. 단통법 시행 전에는 많은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고가요금제에 가입했는데 이제는 그런 현상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투명한 보조금 지급으로 이통사간 과도한 경쟁이 사라지고 서비스 품질 위주로 경쟁이 건전화되고 있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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